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NGO칼럼] 우리집에 왜 왔니?

 

세계유일의 단일민족국가로 불리우는 대한민국이 지금 다문화에 대한 홍역을 앓고 있다. 아직까지도 민족의 개념은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그 무엇인가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너무나 태연히 우리의 주위에서 활보하는 이주민들을 보면 ‘과연 저들은 누굴까?’, ‘우리는 저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 정치적으로, 지리적으로 고립된 한반도에 불과 20년 만에 낯선 이들이 우리의 주위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

일례로 1990년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던 베트남 국적자는 단 1명이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베트남 국적자는 8만6천166명으로 급증하였다.(법무부 2009년 12월 통계) 지금은 인구 100명당 2명은 외국에서 온 이주민이며, 경기도에만 20만명이 넘는 이주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대한민국으로 왔으며, 대한민국의 다문화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는가? 한국사회로의 이주의 첫 번째 원인은 냉전의 붕괴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제국주의가 종말된 이후 세계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양분화되었고, 양대 이념의 최초 대결을 한반도에서 치루게 되었다. 이 때문에 민족보다는 이념이 먼저였던 세월을 40년 넘게 보내게 되었다. 그러다 소련과 중국의 개방으로 냉전이 붕괴되면서 공산국가들과의 문호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중국에 거주하던 중국동포들이 고국과 친척을 찾아 입국하기 시작하였다.

지금 우리 사회의 전체 이주민의 절반이 바로 중국동포들, 탈북새터민, 사할린동포들이다. 그러기에 한국의 다문화는 민족주의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고도성장이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은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였다. 아무런 천연자원도 가지지 못한 최악의 조건을 가진 나라에서 이런 기적같은 성장의 배경은 가공무역이라는 산업구조를 택한 것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우리의 부모세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급기야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가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선진 원조국으로 전환되었다. 가공무역이란 결국 다른 나라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하여 완성품을 만들어 또 다른 나라로 수출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다른 나라들과 끊임없이 교류하여야만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수급하기 위해 외국인력을 도입하게 되었다. 우리 사회 이주민의 두 번째 집단은 바로 이 이주노동자이다.

그러므로 한국의 다문화는 경제발전과 국가의 생존을 위한 필연이다.

세 번째는 국제결혼의 증가이다. 결혼연령은 늦어지고, 이혼율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고, 우리 가족의 모습이다. 점점 가족이 해체되고 독신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력은 높아지는데 가정을 이루고 살기는 더 힘들어졌다. 90년대 결혼 못한 시골 노총각과 연변처녀와 이루어지던 국제결혼이 2000년을 넘어서면서 동남아 및 여러 나라와의 국제결혼으로 급증하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전체 결혼의 10% 이상을 국제결혼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바로 세 번째 집단으로 불리는 국제결혼이민자들이며, 우리의 가족이다. 국민의 배우자이며, 국민의 부모가 되는 것이다. 한국의 다문화는 바로 가정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평화로운 다문화로 전환되어지고 있다.

좀더 냉정히 생각해 본다면 우리 민족은 가장 다문화사회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집단이다.

동포를 포함하여 국내에 들어온 이주민의 숫자가 기껏 87만 명인 오늘 이미 700만에 이르는 해외 동포들은 다문화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먼저 ‘우리 집에 왜 왔니?’를 물어야 할 것이 아니라 ‘왜 너희 집에 갔을까?’를 대답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다문화의 현 주소이다.

※이주민이란 90일 이상 체류하는 모든 외국 국적 출신자를 말하며, 3개월 이내의 단순 관광객은 이주민의 범주에 포함하지 않는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