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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하고 달려 올것 같아요"

"지금 당장이라도 "엄마.아빠"하며 달려 들어올것 같아요"
지난해 6월 13일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여중생 신효선.심미선양 1주기를 앞두고 딸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 온 부모들은 사진첩을 부둥켜 안고 슾름??젖어 있었다.
부모들의 애타는 심정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사고현장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전차들이 굉음을 울리며 중앙선을 넘어 운행하고 있었다.
사고 직후 '살인미군 처벌, 한.미 주둔군지위협정 개정' 등을 요구하며 곳곳에 걸려있던 10여개의 플래카드는 사라뎠다.
그 대신 두 여중생의 한 없이 해맑은 모습이 담긴 추모비가 눈.비를 맞아가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9월 50여평의 터에 가로 1.5m, 세로 2m 크기의 화강암으로 세워진 추모비에는 어린 두 원혼들을 달래주기기 위해 누군가가 바친 장미꽃, 백합, 종이학, 목도리, 천국으로 보내는 우편함 등이 놓여 있다.
추모비 주변에 심어진 매화와 전나무에는 '그동안의 아픔일랑 모두 잊고 편히 쉬길..'이라는 글귀가 적힌 10여개의 쪽지가 매달려 있었고 추모비 한편에 새겨진 '미2사단 일동'이라는 글자는 회색 페인트로 훼손돼 있다.
추모비 건너편 도로변 곳곳은 경기도가 사고현장 전후 2.5㎞ 구간의 굴곡부를 개선하고 주민들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추진중인 인도 설치 공사를 위해 측량을 마친 빨간 깃발들이 세워져 있다.
사고 1년이 지났지만 현장은 예전처럼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였고 언제나 사고위험이 도사리는 상태로 남아 있다.
여중생 사망사고 1주기를 앞두고 미순이와 효순이가 살았던 효촌리를 찾는 취재진의 발길이 이어 지자 마을 주민들은 또다시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며 되도록 말을 아끼고 있다.
효순이 집에서 만난 아버지 현수(50)씨와 어머니 전명자(41)씨의 눈가에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자식을 잃은 슬픔이 배어 있다.
아픈 기억을 지우려고 효순이 방을 깨끗하게 정리한 아버지와 어머니였지만 효순이의 100일 사진과 초등학교 졸업사진 등이 담긴 사진첩은 차마 버리지 못하고 서랍장 한 쪽에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
이들 부모는 "미군측이 사고 이후 훈련시 사전 통보를 하겠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1∼2차례 밖에 통보가 없었다"며 "이동하는 전차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양주/ 허경태 기자 hk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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