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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연평도 사건과 ‘아이패드’를 바라보며

한반도 평화 ‘영원한 숙제’
‘문화의 중심’ IT 투자 시급

 

지난 27일 연평도 해역을 중심으로 남북의 군사적 행동이 발생했다. 그리고 같은 날(현지시간) 미국에서는 애플이 새로운 개념의 휴대형 PC인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연평도 해역의 긴장이 정치적·군사적 사안이라면 ‘아이패드’는 경제적·문화적 충격이었다. 그러나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의 이 두 사건은 우리가 꾸준히 발전시키고 이뤄온 지난 시절의 성과들이 하나둘 무너져 가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되는 시사점을 준다. 우리가 20세기로부터 넘겨받은 분단이라는 숙제를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21세기는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과거와 미래가 뒤엉킨 공간에서 민주정부 10년을 이끌어온 두 분 대통령을 떠나보냈다. 물론 두 분 대통령의 집권기간 동안이 발전과 번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10년을 거치면서 분단체제를 넘어선 통일의 가능성을 보았고 자유로운 민주주의의 발전을 경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북아 평화체제를 기반으로 한 동북아 중심국가로의 부상과 자유로운 사고의 틀에 기반한 IT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할 수 있었다.

평화와 경제적 성과는 독립돼 있지 않으며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세계 물류와 경제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유물인 분단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긴장이 지속되는 공간으로 물류와 정보가 집중될 수는 없다. 또한 한 세대를 넘긴 분단을 극복하는 문제와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서는 일 모두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도 않는다. 다음 세대의 성과를 위해서는 지금 세대가 꾸준히 노력하고 투자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과거의 노력들이 현재의 정권에서 얼마나 계승되고 발전되고 있는가 돌아보면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설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 동안 정치적 혼란은 가중되고 남북관계는 악화됐으며 경제의 중심 패러다임은 낡은 관념의 대규모 토목공사로 옮겨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래를 준비하는 구체적 비전과 투자보다는 당장의 성과를 향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다.

4대강 사업은 법으로 보장된 논의와 검증절차마저 무시한 채 오로지 임기 내에 성과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오랜 논의 속에서 합의된 세종시는 원안이 뒤집어지면서 국민적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모두 장기적 안목과 비젼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주의에 집착한 결과이며 그 피해는 다음 세대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는 사이 대북 지원을 위한 남북협력기금의 집행실적은 지난해 계획대비 8.6%에 불과한 상황이며 인도적 지원의 경우에는 집행률이 3.8%에 머물고 있다. 2007년 7천157억원이던 지원액이 2008년 들어 2천312억으로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는 1조1천612억원의 예산 가운데 1천억여원만이 집행된 것이다. 남북 협력은 어떠한 정치적 상황에서도 흔들려서는 안된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일시적 악화를 겪을 수 있지만 꾸준히 쌓아온 협력의 틀이 흔들린다면 평화통일의 꿈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IT강국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영국경영분석업체 EIU가 발표한 IT산업의 경쟁력 순위를 보면 한국은 16위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IT산업은 단순제품 공급처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남북관계는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가야 하는 숙제이다. 과거에 발목을 잡혀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IT산업은 이제 세계 문화를 지배하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IT산업에 뒤쳐져서는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정치적 고집과 성과주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해 나가야 할 것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프로필
▶1951년 전북 고창 출생
▶1979년 경기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1995~1998년 제4대 경기
도의원
▶1998~2006년 민선2·3기
경기도 광명시장
▶2008년~현재 제18대 국회
의원(민주당·광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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