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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체육계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클럽활동 ‘엘리트’ 키워내
꿈나무 육성 필요성 절실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9일 학생 야구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한국야구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초, 중, 고, 대학의 토너먼트 대회를 내년부터 주말리그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구협회는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주말리그 추진위원회’도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학원스포츠의 주말리그제 도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축구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주말리그제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한해를 마감했다. 또 농구도 일부 주말리그제를 도입해 실행하고 있다.

주말리그제 도입은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겠다는 방침에서 시작했고 많은 체육인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엘리트 스포츠 위주로 운영되던 학원 스포츠가 주말리그제 도입으로 보다 활성화해 선수층도 두터워지는 등 저변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말리그제 도입과 함께 꿈나무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단순히 주말리그제만 도입한다고 선수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기존에 엘리트 중심으로 운영되던 학원 스포츠가 주말리그제만 도입한다고 크게 변화되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축구의 경우 주말리그제가 도입되면서 학교 축구부 외에도 클럽팀들이 각종 대회에 출전하면서 선수층도 두터워지고 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됐다고 한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각종 클럽이 생겨나면서 학교 중심으로 치러지던 축구대회가 클럽대항전 형식으로 변화된 결과다. 축구가 주말리그제를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2002년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클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한일월드컵 이후 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 축구선수 이름을 건 축구교실이나 축구선진국의 프로그램을 도입한 클럽이 많이 생겨났다. 그때 생긴 축구교실이나 클럽은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일반 취미생활이나 건강을 위해 운동하려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고 이들중 기량이 뛰어나거나 뒤늦게 적성을 찾은 학생들은 엘리트 선수로 전환되기도 했다.

스포츠 선진국들은 학생들이 어린시절부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제공한다고 한다. 그래서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스포츠 선진국들의 선수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선수로도 활동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였던 사람이 커서도 선수로 뛰고 있다. 그것도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프로구단이 있는 경우는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만 프로팀이 없는 종목들은 갈수록 선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줄어들고 있는 선수층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체육인들은 꿈나무 육성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이 제공해 그중에 기량이 뛰어나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학생을 전문 선수로 키우자는 것이다.

9일 열린 경기도체육회 제4차 이사회에서도 꿈나무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도체육회 이사이면서 배구 스타였던 장윤창 경기대 교수가 체육웅도의 경기도가 꿈나무 육성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장 교수의 이같은 요구에 많은 이사들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했지만 농구 스타였던 박찬숙 도체육회 부회장만이 거들고 나섰다. 그리고 도체육회장인 김문수 지사는 박찬숙 부회장과 장윤창 교수에게 꿈나무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면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했다.

꿈나무 육성의 필요성은 누구보다도 도체육회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전국체전이나 전국동계체전에서 학생 선수들의 수가 줄어들고 그 결과 학생부의 종합점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체육회에서도 분명히 알고 있다. 또한 최근 2년 동안 전국소년체전에서 우승을 놓친 경기도가 현재 상태대로 꿈나무 육성을 외면한다면 4~5년 뒤 전국체전에서도 우승을 놓칠 수 있다는 얘기가 체육인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해 도체육회는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면서 차범근 수원 블루윙즈 감독과 박찬숙 전 농구선수, 장윤창 전 배구선수 등 유명 스포츠 스타를 이사진에 포함시켰다. 스포츠 스타들을 통해 대한민국 체육의 문제점을 듣고 보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그리고 1차 이사회때 차범근 감독이 꿈나무 육성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이번 이사회때도 장윤창 교수가 꿈나무를 육성해 달라고 제안했다.

도체육회가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이사로 영입한 당초 이유가 체육회 이사진을 화려하게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체육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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