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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참여공동체와 호혜경제, 그리고 등대생협

 

참여공동체 내의 능동적인 활동으로 ‘풀뿌리 민주주의’의 비젼이 제시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은 상호성과 신뢰를 가지고 소규모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한 이래로 존재해 왔다.

또한 사회적 자본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운하건설,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서라도 경제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가 지속되며 성장이데올로기가 주요 사회기조가 되고 있다.

이런 기조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흐름과 맞물리면서 구조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철도, 수도, 가스, 통신 등 공공영역을 민영화하여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진전과 함께 영국의 대처와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에서 시작된 민영화의 구조개혁은 최근 우리 사회에도 확산되며 성장 이데올로기의 한 축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공공영역과 시장영역의 경계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통적 사회운동이 날을 세우고 대립하는 지점에서 사회적 자본에 대한 다양한 표현(네트워크, 상호관계, 신뢰, 사회적 규범, 개인 및 집단효용 등)은 민(民)의 권력이 자본에 넘어가고 있는 이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회적 협동의 호혜경제 영역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세상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회적 자본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할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헤이즐 헨더슨(Hazel Henderson)은 산업사회의 생산구조를 화폐경제 부분과 비화폐적 경제 부분으로 나누고, 화폐경제 부분은 전적으로 비화폐적 경제 부분에 의존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자연과 호혜경제 영역 덕분이며, 화폐경제 부분이 성립할 수 있는 것도 이 비화폐적 경제 부분이 터전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에 싹터 2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어 온 생협운동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사회화, 공공화된 재생산 영역’이 사회적 협동의 호혜경제로서의 기능,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농산물을 개인적으로 소비하던 주부들이 생협의 공동구입을 통해 구매력을 결집하여 유기농업 생산자들과 연대할 수 있었던 경험은 이웃들과 함께 사적 영역의 소비를 공공화 시키는 훈련의 장이 되었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호혜경제 영역의 확충이 자율과 자치라는 민주주의의 훈련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즉, 생협 운동은 먹을거리를 매개로 사적 영역으로 치부되던 일상적 삶을 공공화하여 사회적, 정치적으로 의제화함으로써 참여를 통한 풀뿌리 중심의 생명민주주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생협이 일상을 공공화하여 시장이란 화폐 영역이 아니라 바로 사회적 협동경제, 호혜경제의 영역을 확충하고 있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사회적 협동의 호혜경제 구축이 민주주의 주체형성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사회적 협동-호혜경제의 관점에서 본다면 앞서 이야기한 사회적 자본의 다양한 표현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호혜경제 영역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그 주체는 물론 ‘지역주민’이 될 것이다. 그러면 지역주민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 ‘공동체’를 이루어야 하는데 과연 현대사회에서 가능한 것인가?

이 시점에서 YMCA 등대생협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YMCA에서 진행하는 등대생협은 여타의 생협과는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등대모임은 의식, 활동, 토론 등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YMCA 등대생협은 이웃돕기, 마을이루기, 각종 행사 준비, 재정보고 및 월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 속에서 참여자들의 참여공동체 내에서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호혜관계가 점점 확산된다.

물론 호혜관계가 근거하고 있는 신뢰라는 관계재, 공공재가 좀 더 튼튼한 현실적 토대를 갖기 위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평가의 기준, 시스템을 정립할 필요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위한 지역사회의 자치 역량 실험과 실천적 네트워크로서의 정치적 전망을 가질 때 호혜경제와 연동하는 사회적 자본은 생동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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