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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대한민국의 투자매력은?

지속적 경영환경 개선 기본
규제·인센티브 문제 풀어야

 

한국은 외국기업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국가인가? 여기에 대한 직답 대신에 3M 코리아의 프랭크 리틀 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사무용품 등을 생산하는 3M은 전 세계에 7만명의 종업원이 있고, 60개국에 지사가 있고, 32개국에 생산설비가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한국은 외국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일본과 중국보다 홍보가 되지 않아 숨겨진 보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열정과 인내력, 속도감 있고 윤리적인 근로정신, 교육에 대한 열망, 성장에 대한 열정 등 한국 특유의 강점이 있다. 또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일본은 고비용과 세제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은 성장 잠재력은 좋지만, 투자환경이 냉각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과 중국에 고유한 이러한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

그의 견해는 한국은 다국적 기업의 투자처나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선으로서 일본이나 중국보다 매력적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 가려서 이러한 점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자유치는 저조할 뿐만 아니라 국내자금조차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해 외국 기업의 국내 직접투자는 15억630만 달러인 반면 우리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줄긴 했지만 105억7210만 달러로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자금이 7배나 더 많다. 이러한 현상은 2006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지난 4년간 국내로 들어온 외자는 101억8780만 달러에 머물렀으나 해외 투자자금은 5.2배인 532억6280만 달러나 됐다.

외자 유치가 안 되고 국내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국내 고용이 창출되지 않아 취업난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경제위기로 선진국이 휘청거릴 때 우리가 사상최대인 무역흑자 409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자금력과 국제적 기술경쟁력을 갖춘 삼성, LG,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이 글로벌 기업화하면서 해외투자에 주력하는 것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프랭크사장은 “한국은 미국 및 유럽과 FTA를 빨리 체결해야 하고,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원활한 지원을 제공해 더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조치가 아니라 지속적인 경영환경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다국적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국가적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의 다국적기업 유인을 위한 대표적인 국가적 프로그램은 경제자유구역이다. 6개 경제자유구역 중 1차로 지정된 인천·부산·광양은 지난해까지 1단계 기반조성 공사를 마치고, 2단계로 올해부터 2014년까지 본격적인 기업유치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나 외자유치에 낙관적 전망은 하기 어렵다.

그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그 나라의 시장 잠재력을 우선으로 보고, 그리고 투자환경을 살피기 때문이다. 투자환경은 조세감면, 산업단지 제공 등 직접적 투자 인센티브와 교통, 통신 등의 인프라, 외국인 학교·병원 등 생활환경이 포함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있고 세계 9위의 수출대국이기 때문에 시장상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아직도 규제가 많고 외국인 학교·병원 등 생활환경이 법제 미비 등의 이유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이 투자할 경우는 조세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전혀 없어서 투자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은 21세기 동북아 중심국가 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 즉 강대국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자리 잡은 지정학적인 위치를 다각적으로 선용하자는 역동적인 생존전략이고 국가차원의 미래비전이다. 이것을 실현하자면 경쟁력이 있는 국내 기업에도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어 외국기업이 뒤따라오게 하는 선도 기업 역할을 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또 그래야 고용 있는 성장도 가능해진다.

프로필
▶ 1956년 충남 홍성 출생
▶ 1985년 건국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
▶ 1985~1999년 서울고법, 인천·대구지법 판사
▶ 2006~2007년 인천시 정무부시장
▶ 2008~현재 제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 인천 남구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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