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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이종걸-김상곤 본선까지 가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집무실은 요즘 문전성시다. 무상급식 문제가 6.2 지방선거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경기도지사 야권 후보들이 무상급식 원조격인 김 교육감에게 공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지난 16일에는 민주당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이 도교육청 집무실로 김 교육감을 방문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 지난달 27일 경기지사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무상급식 추진에 대한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의 입장을 전하러 왔다”며 “무상급식은 교육복지의 일환으로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 교육감도 “무상급식은 1단계 교육복지로 포퓰리즘이나 색깔론, 예산문제를 이유로 막으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무상급식에 대해 평소의 소신을 격의 없이 나눴다.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가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지난달 28일 김 교육감의 검찰출석 때 열린 집회에 나란히 참가했다. 특히 심 전 대표는 지난달 17일 지사 출마선언 후 첫 일정으로 김 교육감과 면담하고 무상급식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종걸 위원장과 김 교육감의 만남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지난해 4월 8일 치러진 첫 직선제 경기도교육감 선거 전으로 돌아가자. 선거일을 10여일 앞둔 시점에 이 의원은 한 장 분량의 성명을 내놓았다. 당시 이 의원은 민주당 비주류인 민주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다. 성명은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성명을 그대로 옮겨 본다.

“경기도교육감선거도 작년 서울시교육감선거처럼 낮은 투표율, 관권·조직선거 등으로 인해 우리 민주진보진영이 처참히 무너질 수 있다. 전국 최하위권의 열악한 경기도교육환경을 초래한 장본인인 김진춘 현 교육감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다. 제2의 공정택이 경기도에 더 이상 나타나지 않도록 김상곤 교수로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택과 집중을 민주당에 촉구한다.”

어수선한 선거분위기 속에서 이 의원의 성명은 직선제로 선출하는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난립한 후보를 단일화하는 분수령이 되었다. 당내 의견이 모아져 후보로 나섰던 김상곤 한신대교수는 후보단일화가 성사되어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당선 후 김 교육감은 진보교육감이라는 굴레 속에 보수로부터 공격을 받아왔다. 그때마다 구원투수의 역할을 해준 것이 이 의원이었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경기도와 도교육청의 대립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즈음인 지난해 9월 경기도는 경기도 제2청에 교육국을 신설하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교육계에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김 교육감은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같은달 27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자격으로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경기도의 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교육자치의 근본정신을 훼손하는 초헌법적 행위이다. 김문수 지사가 교육국 신설을 강행한 것은 결국 내년 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여당과 반대되는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을 흔들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다”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 교사를 징계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시를 거부해 검찰에 고발당했다. 김 교육감에 대한 정치 탄압을 중단하라고 나선 것도 이 위원장이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김 교육감의 검찰출두와 관련 “또 한번 국민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김 교육감에 대한 정치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쯤 보면 이 위원장과 김 교육감의 정치적 유대가 남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일찌감치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당권파인 김진표 최고위원이 당내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상대적으로 열세인 경기지역 야권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는 김상곤 교육감과 이 위원장이 도지사, 교육감선거 런닝메이트로 낙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민주당을 탈당해 그동안 무소속이었던 정동영 의원이 10개월 만에 친정으로 돌아오면서 경기도지사 선거 등 당내 역학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따라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 이종걸 의원 간의 경선이 정세균 대표와 정 의원 양측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불꽃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경기도내 당권파가 득세하던 자치단체장 후보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의 끈질긴 반대에도 무상급식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적 동반자로 보이기도 하는이종걸-김상곤 본선진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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