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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다가올 100년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국민 보훈의식지수 30점
애국선열 희생 본받아야

 

해마다 3월이 되면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애국선열들을 생각하게 된다. 민족의 자존과 국가주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을 초개와 같이 희생하신 애국선열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 이 같은 애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우리 후손들 모두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뜻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이다.

특히 올해는 치욕의 한일강제병합이 있는지 백년이 되는 해이자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100년전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감회는 더욱 크다고 할 것이다.

1992년부터 매년 이 달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해온 국가보훈처는 2010년 3월의 독립운동가로 화성시 3·1운동의 주역인 차희식 선생을 선정했다. 차희식 선생은 3·1 독립운동 당시 우정면 주곡리와 석포리 주민들의 선봉에 서서 만세시위를 이끌며, 시위 과정에서 우리 주민을 피살한 일본순사를 끝까지 추격해 처단하는 등 충절의 고장인 화성시 3·1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화성의 독립운동 영웅을 국가에서 이 달의 독립 운동가로 선정해 준 점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최근 필자를 비롯한 여러 뜻 있는 분들이 차희식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우리 후손들은 애국선열에 대한 예우가 너무나 미약했다는 점을 또 다시 깨닫게 되었다.

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인 정옥자 교수의 저서 ‘역사에세이’를 보면, 우리 선조들은 과거 임진왜란이나 병자호란 당시 충신과 열사에 대한 현창 작업을 200년 이상 지속해 온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를 통해 충신과 열사의 7, 8대 자손까지 찾아내서 포상을 한 것은 물론이고 ‘충량과’라는 과거시험제를 만들어서 후손들을 별도로 채용했었다고 한다. 정 교수는 구한말 우리나라에 독립투사들의 활동이 많았던 것은 우리 선조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 충신과 열사들에 대해 취한 예우가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전국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4명은 3.1운동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수치로 발표하는 ‘보훈의식지수’에서 독립운동 등 보훈 인물의 행적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는 100점에 30점대의 최하위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립운동가분들에 대한 현창 및 검증작업은 그 후손들의 손에 넘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광복 이후 배움의 길에서 멀어졌던 독립운동가의 자손들은 가난 때문에 먹고 사는 일에 매달려야 하는 형편으로 조상이나 선조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몇몇 자손들은 관련 자료를 발굴코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많은 자료들이 사라져 개인이 그 증거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전폭적인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 선조들이 세운 과거의 역사를 기반으로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것 같이 우리의 미래는 현제 우리의 노력에 따라 다르게 변화하게 될 것이다.

100년전 우리의 위정자들은 밖으로는 세계대세의 큰 변화를 읽지 못하고, 안으로는 개화와 척사로 편이 갈려 민족의 힘을 모으지 못해서 망국의 비운을 맞이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역사의 가시밭길을 강인하게 헤쳐 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광복과 건국, 분단으로 이어지는 고난과 영광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의 꿈을 이뤄냈다.

우리는 오늘날 세계 각국이 애국자와 위인들을 적극 발굴하고, 이들의 위국헌신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승화시켜 올바른 가치관 창조와 국민통합의 정신적 바탕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 성향에 의해 국가에 대한 충성심, 애국심, 희생정신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의 근간은 국민통합과 애국심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이제 우리는 지난 100년을 거울삼아 새로운 100년 국가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한다.

그 출발은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큰 통합을 이루는 국민통합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91년전 3.1운동의 그 날 처럼 우리 국민이 하나가 되어 힘을 모으면 앞으로 다가오는 100년 우리가 이루지 못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100년전 우리 선열들이 꿈꾸고 염원했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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