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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지방자치와 6·2 지방선거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노력과 투지는 국민들의 가슴에 한 편의 감동드라마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프리스케이팅 후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흘린 눈물에 우리 모두가 눈으로 가슴으로 하나 되어 울었던 것처럼 열악한 훈련 환경과 부족한 시설임에도 모든 종목의 선수들이 하나같이 보여준 최선의 노력은 메달의 결과를 떠나 국민들에게 웃음과 감동, 눈물을 주기에 충분했다.

2010년의 시작이 감동의 동계올림픽이었다면 올해의 중심엔 2010 민선5기 지방선거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월 2일 도지사 및 교육감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장, 기초, 광역의원 출마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돼 본격적인 6.2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90년대 초 지방의원 직선제로 시작한 지방선거는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지방자치선거는 지방정부를 운영할 운영책임자(단체장)와 지방의회의 구성원(지방의원)을 지역 주민들이 뽑는 선거이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처럼 국가 전반에 걸친 사안을 다루는 사람들과는 달리 지역의 시급한 현안해결, 공공 아젠다 도출,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힘과 지혜를 통해 해결해가고자 하는 것이 지방자치의원을 뽑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어느 선거 보다 이번 선거는 매우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시민들이 공감하는 내용이겠지만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저조한 참여율, 정치 불신과 냉소주의가 극에 달해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가 보여준 것이 중앙정부의 방침을 수행하는 단순한 집행기구와 같은 이미지를 많이 남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앙집중화된 정치체제는 지역 고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적잖은 한계를 나타낼 수밖에 없었고, 지역의 다양성과 특수성은 극단적 당파주의의 뒷전으로 밀려나 어디에서도 언급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획일화된 행정은 주민을 지역의 주인이 아닌 행정의 대상으로 여기며 객체화시킨 것이다. 지방자치실현을 위한 한쪽 날개가 부러져 버린 상황임이 자명하다. 우리의 현재 정치상황이 해가 거듭될 수록 위기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기 원하는 많은 자들의 불분명한 철학과 가치 그리고 그 일을 하게 만드는 지역주민들의 냉철한 판단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방선거에 후보로 등록하고 활동하는 후보자들이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보여줘야 할 모습은 화해, 화합의 리더쉽이 아닐까 생각한다.

후보의 경우 대개의 지방선거가 입후보한 후보들 간에 평소 서로를 잘 알고, 혈연, 학연, 지연에 의한 선후배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평소 좋았던 관계가 선거라는 판이 형성되면 서로가 원수를 대하는 것 같은 싸늘한 이중적 행동으로 일관한다. 순수하고 치밀한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서로 인신공격하기에 바쁘다. 자신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고 남이 하는 일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행동들만이 가득하며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입으로는 올바른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적대시 한다면 우리사회의 화합과 협동, 공동체의식을 누가 만들어내고 누가 실현의 선봉에 서게 되겠는가?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로 치루어지는 선거, 남을 험담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과 비젼을 유권자들에게 알려 마음을 얻으려는 선거, 학연,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소신을 가지고 판단하는 선거, 적극적인 관심으로 참여하는 선거로 더욱 발전하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역할은 정당의 이익과 정책에 무관하게 지역과 지역주민에게 희망이 되는 소신있는 정책을 내세우고 그것을 명백히 실천해 나아가는 것이 지방자치에 요구되는 참다운 민주주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될 때 시민사회의 구성원들은 적극적으로 그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향한 올바른 지방자치의 실현을 향한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 지방선거에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며 지역과 시민을 섬기는 사람을 뽑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런 마음만큼 유권자들의 올바른 의식과 선거를 대하는 현명한 판단이 아주 절실히 요구된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머슴이 돼 지역을 위해 충성 헌신하겠다는 선거전의 공약과 당선 후 권력의 중심에서 자기와 당의 힘만을 과시하는 이중적 모습이 되지 않도록 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시민의 힘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 아름답고 건강한 한 송이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보여준 눈물과 감동이 이번 6.2 지방선거에까지 지속돼 정치 무관심과 냉소주의가 사라지며 적극적 선거참여를 통한 지방자치 실현에 한걸음 크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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