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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지자체장’ 모범家長의 역할수행 필요

정부의 빚은 시민의 빚
‘억척 살림꾼’ 나오기를

 

몇일전 후배를 만나러 지방에 내려간 적이 있다. 눈도 오고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후배가 도착하지 않아 기다리는 동안 읽지 않는 신문이나 읽을 겸 매점을 방문했다. 매점에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 즉은 ‘개나 소나 다 정치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지역민들의 입에서 저런 까칠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뭘까? 생각에 잠기게 된다.

요즈음 6월 2일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들은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예비후보자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알리는 과정에서 많이 이용되는 홍보수단이 명함이다. 어르신들이 명함 속의 인물을 보면서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늘상 선거 때마다 나오는 후보자들의 이구동성은 ‘지역 일꾼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 분들이 당선되어 ‘혼신의 노력’은 다했는지 모르지만 지역민들의 생활고는 답보인 상태다. 지역발전은 먼저 지역민들의 입에서 살기 좋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 지역민들을 위해서 일하거나 관여하는 살림꾼의 입에서 ‘재직기간 동안 난 이런 저런 일을 했고, ~을 유치했다’는 것으로 지역민들의 힘겨움을 대변할 수 없다.

지난시간 동안 혹독한 경기침체 속에서 지방정부는 영리를 최대의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들이 엄두도 못내는 일을 선뜻하고, 축제를 손쉽게 만들어 냈다. 한정된 예산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방만 경영’을 해왔다. 이는 결국 빛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아는 자명한 사실이다. 빚을 갚기 위한 지방정부의 고육지책은 지방채 발행이다. 결국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지자체의 부채증가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이벤트를 개발하고 유치하는데 매달린다. 선거당시 ‘지역민들이 편히 다리 뻗고 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는 사라진지 오래다.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파로 성장과 고용이 급감하는 속에서 나름대로 극복해보고자 벌린 사업이 재정지출이 확대된 측면도 없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지방정부의 자체적인 재원 확보의 비중도 크지 않는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지자체들이 지역현안들을 뒤로 한 채 너무나 경쟁하듯 축제판을 벌리고, 이벤트성으로 부족한 재원을 소모해 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행사가 끝나고 나면 뒷감당은 지역민들이 감수해야 하는 고통이다. 지방정부의 부채급증에도 불구하고 행사는 올 상반기에도 여전할 것이다. 무책임한 일이다.

현재 지방정부가 재정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느 정도나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방재정자립도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정부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6%라고 한다. 걱정이다. 지방정부 부도를 우려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부담했던 여러 가지 비용을 지방정부에게 이양할 것으로 예측되어 필자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날까 염려스럽다.

머지않아 메인뉴스에 OO시, OO군 파산으로 관선 지자체장 파견이라는 소식을 접할지 모른다. 문제가 있는 대학에 관선이사를 파견하여 대학정상화를 꾀하듯이 지방정부도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지방정부는 빚이 곧 지역민들의 빚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올해 상반기에 쏟아질 예산집행을 지역민들은 지켜 볼 것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활고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지역민들은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에는 4년 동안 지방 살림을 맡을 ‘억척스러운 살림꾼’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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