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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건강한 청소년 문화를 꿈꾸며

문제점 ‘하나의 문화’로 이해
행사 자주성 키우는 수단으로

 

우리 사회는 청소년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문제거리가 없다고 할수있는가? 오히려 몇배, 몇십배 심각한 수준의 문제 요인들이 많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구조를 고치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의 부분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시민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서 성장해서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일까? 지역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며 문제라고 하는 청소년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말해보려 한다.

올 초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알몸 졸업식’을 비롯해 왕따 등 학교폭력, 청소년의 성문제, 게임 중독 등 미디어에 등장하는 청소년의 모습은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혹은 이해하고 싶지 않은 ‘문제’집단의 이미지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청소년들의 이러한 모습들을 ‘문제’가 아닌 ‘문화’라고 보고 인정할 필요를 느낀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그것이 잘못되고 어긋났다고 판단될지언정, 청소년 사회에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인 것이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자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자신의 생활이라 할 만한 것을 누리지 못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 문화’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구체적으로 몇 가지 짚어보자면, 먼저 청소년이 즐길만한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의정부 지역만 해도 최근 몇 년간 청소년 인구는 급증하고 있는 것에 반해 청소년 시설 등 그에 따른 문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상업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청소년의 인식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음악, 영화, 만화, 게임, 방송 등 청소년들이 자주 접촉하는 모든 것들에 상업주의가 침투해 오로지 이윤추구의 수단으로만 이용되고 있다.

또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경쟁적 교육제도 안에서 앞줄에 서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학업으로 인한 격차가 성인이 된 후까지 거의 이어지는 현실도 문제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비교육적이고 비인간적인 생활을 강요하는 주범이다.

또 청소년 문화를 논하면서 주목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청소년 간의 문화 불평등이다. 문화예술이 발달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변두리와의 물리적 접근성 문제도 있고, 한 지역 내에서도 경제력 차이로 인해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질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이렇게 문제투성이이고 고칠 수 없는 것 같은 현실과 청소년문화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누구이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청소년’ 스스로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아무리 정책과 제도가 바뀐다한들 근본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여기에 그들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기성세대들의 몫이고 사회의 몫이 아니겠는가?

청소년들이 알아야할 중요한 것은 바로 청소년들에게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주성과 공동체 안에서 의미 있는 개인이 되는 시민성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에서 나오는 것이 자발적이고 주인스러운 참여 인 것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행사를 한답시고 그들을 ‘이용’하거나 ‘장식’으로 삼고 ‘명목상’ 동원한다면 그것은 참여라고 볼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청소년 관련 행사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자발적 의지아래 참여를 유도했는가? 또 청소년 스스로 얼마나 많은 일에 주인으로 활동하는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동아리를 모집하고, 자원봉사를 다니고, 때마다 청소년 축제를 열고, 이런 저런 가치를 내세워 캠페인 활동을 하는 등의 모든 크고 작은 일들은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모든 것들이 청소년의 자발성과 역량을 키워주는 ‘수단’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고 지도하는 청소년 지도자, 활동가들이 청소년을 무언가 베풀어야 할 ‘클라이언트’가 아닌 서로 배우고 동역해야 할 ‘동반자’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도입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산적한 청소년들의 문제를 문제가 아닌 그들의 ‘문화’로 보고 인정하며 청소년들과 가까이 있는 우리가 먼저 무조건 ‘긍정적’인 관점을 견지하여야 할 것이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보상받지 못하고 무력해져 가는 청소년들에게 그들을 믿어줌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것,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희망을 주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방정부, 시민, NGO, 기업 등이 나서서 청소년의 건강한 문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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