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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가정의 위기관리 능력

위기는 ‘또다른 기회’
회복의 열쇠는 ‘타이밍’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는 창업 이래 수십 년간 ‘도요타 웨이(TOYOTA WAY)’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품질관리 측면이나 조직문화 측면에서 타의 모범을 자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보듯이 한순간의 잘못된 경영 전략으로 대규모 리콜사태 등을 불러오면서 현재는 오히려 최대의 위기에 직면에 있다.

또한 세계적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는 ‘골프 황제’라 불릴 정도로 탁월한 골프실력과 함께 평소 순수한 청년의 이미지로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으나, 역시 수명의 여성들과의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누구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 등으로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경영에서는 ‘위기관리 전략’이라는 말이 수년전부터 화두가 되어 온 것이 사실이고, 개개인도 자신의 인생길에 불시에 찾아오는 위기에 직면했을 때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만들고자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위기는 누구나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사후적 수습책이 중요하다는 데 착안한 것일 것이다. 그런데 이는 비단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아기 용품 등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 존슨앤존슨은 1972년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독극물 성분이 포함된 자사의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불과 일주일만에 8명이 사망한 것이다.

회사의 생사가 달린 순간에 존슨앤존슨은 어떻게 했을까?

존슨앤존슨은 변명대신 먼저 막대한 피해를 무릎 쓰고 즉시 전량을 수거하고, 제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물론 무조건적이고 진실한 사과표명과 함께. 그래서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게 되고 현재도 타이레놀은 두통약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클린턴 대통령은 ‘르윈스키와의 성추문’이 불거졌을 당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면서 자신의 가정과 국민들에 대해 큰 상처를 준 데 대해 마음 속 깊이 사과한다며 용서를 구해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양자 모두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위기대응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누구나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얼마나 빨리 현명하게 대처하느냐 여부일 것이다.

그러면 과연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로 먼저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원인이 무엇이냐에 그에 대한 처방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위기의 원인이 개인이나 조직 내부에 있을 수 도 있고 반면에 외부에 있을 수도 있다. 또한 막연한 부정적인 풍문이 예기치 못한 위기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내가 가정문제로 고민하는 고객들과 상담하다 보면 우리 가정이나 개인의 위기는 자신 또는 내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러한 경우 ‘굴욕 감수’전략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남의 탓을 하거나 거짓말로 변명하려고 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고 진심어린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타이밍’이리라. 또한 초기에 빨리 대처하는 것이 상대방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그 성패가 갈린다.

둘째, 사과의 내용과 자세이다. 고객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사과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분들이 많은데, 그 속사정을 들어 보면 사과가 미숙해 생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분들은 대부분 사과를 하는 것이 마치 자존심 상하는 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과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 그냥 마지못해 한다. 한번 잘못했으니 그냥 봐주라는 식이다. 이래서는 오히려 상대방의 화를 돋울 뿐 사태해결을 기대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셋째, 정말 중요한 것이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바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상대방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보다 가정에 충실하기로 했으면 그대로 실천하고, 자신이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 작심삼일로 끝나서는 안되겠지만 역시 처음이 중요하다. 또한 일관성있게 꾸준하게 실천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할 것이다.

나는 직업상 이혼을 고려하거나 이혼을 결심한 많은 기혼 남녀를 만나면서 위기의 가정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연을 들으면서 항상 안타까움이 드는 것이 정말 가족간의 소통의 기술이 부족하구나고 느낄 때가 많으면 어쩌면 가장 가까워야 할 부부간에 사과하는 기술이 부족하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다. 조금만 더 진실하게 다가서면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척 아쉽다.

본래 위기(危機)는 말 그대로 위기이자 기회이다.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좋지 못한 결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하나의 전환점이 되어 이전 보다 훨씬 좋은 관계나 결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제는 가정에도 위기관리 전략과 능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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