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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이번엔 발길질녀… 인성교육 시급하다

상대방 배려·존중심 결여
공동체 인식 복원방안 시급

주말인 지난 22일 지하철 1호선 부천 소사역에서 새치기 시비를 벌이던 20대 여성이 임신부의 배를 걷어찬 사건이 발생했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일명 ‘발질길녀’사건으로 파문이 확산됐고, 발길질녀는 결국 불구속 입건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 13일엔 서울의 번듯한 대학에서 여대생이 어머니뻘 되는 환경미화원 아주머니에게 욕설과 막말을 퍼부은 일이 일어났다. 이른바 ‘여대생 패륜녀’ 사건이다.

이 사건 역시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격한 분노와 개탄이 인터넷 공간을 달구는 등 파장이 만파로 번졌다.

결국, 가해자인 여학생이 피해 당사자인 미화원에게 직접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초엔 공영방송이 방영한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의 ‘키작은 남자는 루저(loser, 패배자)’ 발언이 ‘루저녀’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들 사건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여준다. 젊은이들의 폭언과 무례한 행동이 도를 넘어서면서 이런 사건들로 불거져 나오곤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막말 문화’가 젊은이들에겐 몸에 밴 일상사로 이미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발길질녀 사건 등을 특정인의 돌출행위로만 보고 일과성 비난으로 털어버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통된 바탕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결여다.

젊은 층에서 이처럼 수준미달의 비뚤어진 품성이 형성된데는 초·중·고교 시절 욕을 해야 강해 보이는 ‘또래문화’의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는 도를 넘은 무한경쟁의 부작용이 ‘성공한 사람 우대, 약자 무시’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었다는 것이다.

TV 등 대중매체의 막말방송과 막장드라마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말투를 거칠게 만드는데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홀로 인터넷 또는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난 것도 ‘내가 우선’ 식의 개인주의 성향을 심화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우리네 인터넷 문화 역시 주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네티즌들은 비슷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격분하지만 경멸과 조롱의 언어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다.

무책임하고 집요하게 개인정보를 들춰내다가 엉뚱한 사람을 당사자로 모는 지나친 ‘마녀사냥’도 되풀이되곤 한다.

이번 여대생 패륜녀 사건에서도 무책임한 인터넷 마녀사냥이 엉뚱한 2차 피해자를 낳았다.

중요한 것은 이들 사건을 통해 공동체 인식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경고사인을 읽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기를 수 있는 공동체 인식을 깨우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인성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입시위주의 무한경쟁적 교육환경부터 바꾸어 나가야 한다.

경쟁에 찌들어 남을 배려하지 않도록 만드는 우리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부터 고쳐야 해법이 보일 것이란 얘기다.

이처럼 좁게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해 학교와 직장에 이르기까지 범사회적으로 공동체 인식을 복원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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