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문화의 빈곤기’ 다른문화 채우는 분투 주목

 

뛰어난 스피드와 조직력을 보이며 승리를 거머쥐었던 지난 12일 한국과 그리스 경기에서 시민들은 12번째 선수를 자청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응원이 최절정을 이루며 한국팀이 4강에 진출할 때까지 2천400만여 명이 거리에서 응원을 했다고 알려졌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광장 응원’을 필두로 ‘즐기는’ 응원문화가 자리 잡기도 했다. 월드컵 열기는 4년 마다 업그레이드되지만, 문화계에서 월드컵은 그리 반가운 손님만은 아니었다. 매번 거리에 관객을 빼앗겨 썰렁한 객석을 감내해야 했던 것.

올해는 ‘문화로 즐기는 월드컵’을 앞세워 퍼포먼스·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과 응원전을 연결시켜 관중의 흥을 돋우는 모습이 눈에 띈다. 9~13일 2010 인천부평풍물대축제에서는 공연과 체험 등이 끝나고 부평대로 문화의 거리 입구에서 시민과 여행객 모두 응원전을 벌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12일 야외광장에서 도립국악단의 사물놀이를 선보이며 응원 열기를 더했다. 또 성남시립교향악단은 11일 분당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월드컵 승리기원 콘서트-아름다운 6월에’ 무대를 마련하기도 하는 등 응원 문화에 공연을 더해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 모습들이 살아남기 위한 공연계의 자구책이라 할지라도 월드컵의 열기와 함께 응원문화에 공격적인 기획력을 더한 것은 또 다른 문화의 진전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물론 유료 공연의 경우, ‘즐기는 월드컵 문화’에 상업주의가 파고들어 애국심을 볼모로 한 마케팅을 벌인다는 쓴소리도 듣는다. 또 지금껏 견고하게 자리 잡아온 응원문화가 ‘응원 권력’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응원이라는 하나의 장르가 강력한 문화를 형성했듯 ‘문화의 빈곤기’를 또 다른 문화로 채워나가는 문화계의 분투는 주목할 만 하지 않을까. 남은 월드컵 기간에도 공연장이든, 거리든, 광장이든 응원하는 국민의 마음이 남아공까지 전해져 우리 선수들이 선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