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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민선 5기, 4년뒤 심판대에 오른다

 

김학규 용인시장의 행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의회 의원출신으로 수차례에 걸친 시장 도전에 실패한 뒤 이번 선거에서 현직 시장을 누르고 민주당 시장으로 당선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던 공무원들은 김 시장의 행보에 안도하는 표정이다.

김 시장은 지난 7일 시청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취임을 즈음해 홈페이지를 예쁘게 꾸며주셔서 감사합니다. 부탁이 있다면 시민 시장실을 클릭해도 접근이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번 클릭하면 바로 창이 뜨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장의 댓글은 직원내부행정망에도 올라왔다. ‘시장 지시사항을 간결 명료하게 작성해 올려준 김○○님께 감사드린다’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8일 정오엔 불쑥 시청사 15층 직원식당에 나타나 식판대 앞에 줄을 섰다.

복도에서 마주치는 직원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며 악수를 청해 직원들이 화들짝 놀라는 일도 잦다. 김 시장은 지난 5일 첫 간부회의에서 민원서비스 친절도를 높이는 아이디어들을 제출하라고 간부 전원에게 숙제를 냈다. “거대한 건물을 짓고 고속도로를 뚫는 대형사업보다 공무원들의 사소한 응대 자세에서 공직사회의 변화를 느끼고 감동받는 분들이 시민”이라고 했다.

민선 5기 기초 단체장의 절반이상이 초선이다. 행정안전부는 민선 5기 시장·군수·구청장의 주요경력을 분석한 결과 전체 228명 가운데 54.4%인 124명이 초선이며, 104명은 재선이상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경기도내에서는 과반수 이상의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단체장의 교체는 신구세대간 갈등을 유발한다. 특히 정당이 뒤바뀐 지역의 충돌은 우려스러울 정도다.

일부지역이기는 하지만 공직경험이나 다양한 사회적 경험 없이 단체장에 당선된 지역에서는 공직사회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김학규 용인시장의 경우는 공무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식으로 청내 분위기를 발전적으로 유도해 이를 주민서비스를 높이는 원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는 분명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다소 파격적인 김 시장의 행보가 그렇다고 보지는 않지만 정치적 술수에서 비롯되었다면 그것은 곤란한 일이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하던 수많은 단체장들이 전횡을 일삼고 공무원 줄서기를 강요하는가 하면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는 일을 수도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방자치 민선 5기가 시작됐으나 곳곳에서 파행과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단체장이 교체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가 하면 지방의회는 정당간의 힘겨루기 등으로 원구성을 놓고 충돌하며 의사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으로 딱한 일이다.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이 교체되고 지방의회 주도 세력이 변화하면 그에 따른 어느 정도의 갈등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갈등의 질과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실망스럽고 저급한 것으로 진흙탕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새 단체장들의 인사에 대해 ‘내 사람 심기’와 ‘전임자 측근 배척’이 심하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선대위원장 등을 맡았던 인물 등이 주요 보직에 이미 임명됐거나 거론되고 있어 너무 자기사람 위주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기초단체의 경우도 인사 파행은 예외가 아니어서 본청 핵심국장 등이 사업소로 보내지거나 심지어 살생부 소문까지 나돌기도 한다는 것이다.

지방의회도 곳곳에서 추태가 연출되고 있다고 한다.

의장단 선출 등 우선 원구성을 해야하는데 자리배분을 놓고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다수당의 의장단 일방 독식이 이뤄지고 소수당은 이에 항의해 첫 회의부터 불참하거나 단식농성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지방자치 16년차를 맞는 이번 민선 5기는 그에 걸맞은 성숙을 해야하며 국민들도 그러한 것을 기대해 6.2 선거에서 표를 던졌다고 본다.

지금의 일거수 일투족이 4년 뒤 냉엄한 심판대에 오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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