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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회 ‘개인정보보호법’ 아직도 계류 중

 

지난 2005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쟁점화 된 이후로 17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결국 18대 국회로 넘어와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다.

소중한 개인에 대한 정보의 중요성이 커짐에도 이제는 너무 많은 개인정보 수집과 유출로 인해 개인정보인지, 아니면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정보인지 착각마져 들게 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GS칼텍스 1천100만건, 옥션 1천84만건의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해 올해 3월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인 신세계의 2천만건 유출 등 최근 4년 간 개인정보유출사례가 8천만 건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최근의 개인정보 침해사례는 대형화·지능화·다양화 되고 있는 추세이며,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은 국가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한다.

첫째는 국가적 차원에서 전자정부의 신뢰성 하락 및 프라이버시 라운드의 대두에 따른 IT산업의 수출애로 및 국가브랜드 하락 등을 야기할 수 있으며, 둘째는 기업적 차원에서 이미지 실추, 소비자단체의 불매운동 및 다수 피해자에 대한 집단적 손해 배상시 기업경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단적인 예로 GS칼텍스사건을 통해 제기된 소송만 해도 60여건, 19만4천명의 소송참가, 소송청구액만도 2천100억원에 이른다).

셋째는 국민적 차원에서 정신적 피해뿐만 아니라 명의도용, 보이스피싱에 의한 금전적 손해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행정안전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경찰청)는 개인정보의 불법적 유통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 12일에 합동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이용자 피해 최소화하기 위해 유출업체 현황파악 및 피해자에게 긴급 통지할 것”이라며 “해킹 및 불법매매 특별단속 및 점검을 실시하고 개인정보 해킹 및 불법매매 등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에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현행 개인정보보호의 법제 및 체계는 개인정보 유출 대응에 한계점을 드려내고 있다는 것이 정부 및 국회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새로이 제정되는 법의 가장 큰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개인정보보호의 법적 근거인 법의 체계가 공공기관(공공기관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사업자(정보통신망법) 등 개별법으로 적용되고 있어, 이를 공공·민간을 통합 규율로 적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둘째는 이러한 개별법 기준으로 개인정보보호가 적용되다보니 법적용의 사각지대(헌법기관, 오프라인 사업자, 비영리기관 등)에 놓인 곳에서 개인정보가 유출 되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신고건의 50~60%을 차지하고 있고 그 중 가장 큰 사례가 GS 칼텍스 개인정보 유출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은 컸으나, 정작 처벌할 법적근거가 미비해 결국 불기소 처분됐던 선례를 통해 기존 법의 취약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의 당위성을 크게 공감하고 규율대상, 보호범위, 수집·이용 및 제공기준, 공공기관특례 등에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했다.

그런데 문제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추진체계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정부는 행정안전부 직속으로 둬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독립 상설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위 위원회의 위상문제를 놓고 정부와 야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의 권익과 직결된 민생법안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독립이라는 다분히 정치적인 문제로 5년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제정 되지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꼬집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개인정보가 유출이 되어도 처벌할 근거가 없어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부분은 즉각 제거해야 할 것이며, 또한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을 규제하는 등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개인정보호법을 조속히 제정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함께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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