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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조흥은행 사태해결

파국 직전까지 갔던 조흥은행 사태가 어제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다. 10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의 결과였다.
조흥은행 노조가 전원 사표를 들고 청와대로 향할 때만해도, 사상 유래 없는 금융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파업 직후 4일 동안의 조흥은행은 106년의 역사를 가진 은행이 아니었다. 끝없이 몰려드는 현금 인출 소동에 당황하는 은행도 문제였지만, 예견되는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부의 위기관리는 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노조의 책임도 크다. 협상에 성공하므로서 파국만은 모면했지만 앞뒤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파업단행은 비난 받아 마땅했다. 그들로서는 사활의 문제가 걸린 터라 강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하지만 고객의 입장과 국가의 처지를 눈 밖으로한 것은 잘못이다. 특히 파업 직후 고객들이 우왕좌왕하며 불안에 떨게 한 고통은 금융서비스 정신을 포기한 집단이기주의가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보여줬다. 따라서 노조는 큰 반성과 함께 대국민 사과가 있어야 마땅하다.
아무튼 조흥은행 사태가 종결돼 정상을 되찾게 된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협상 당사자들은 협상결과에 대해 만족하지는 않지만 반타작은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세상에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것은 없다. 이번 협상방식이 다른 노사 협상에도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상 테이블에서 약정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일이다. 노·사·정이 반목과 불신을 반복하면서 제구실을 못하는 것도 어느 한쪽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변동과 말 바꾸기는 그만할 때가 됐다. 개혁은 행동으로 해야 하는데 늘 말이 앞서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제 신한은행에 흡수된 조흥은행은 140조원의 자산을 자랑하는 국내 두 번째의 메이저 은행이 됐다. 이는 금융개혁 차원만 아니라, 선진화를 지향하는 금융시장의 대변화를 예고한다. 금융계에서는 벌써부터 4강 3약설이 나돌고, 3약끼리의 통폐합도 점쳐 지고 있다. 아픔은 있었지만 조흥은행의 파업사태가 우리 은행의 내실화에 보탬이 되고, 금융서비스를 보다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된다면, 의미 없이 지불한 대가였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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