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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문수와 친하지… 내가 민다고? 허허허”

 

‘왕의 남자’ 이재오 의원은 요즘 상종가다. 6.2 지방선거에 참패하고 거의 사경을 헤매고 있는 한나라당을 구해 냈으니 말이다. 그는 또 선거운동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날 살리려면 한강을 건너지 말아달라. 내가 한강을 넘을 때까지 기다려 달라”며 중앙당 지원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홀홀 단신 선거판에서 유권자들과 만났다. 그것이 주효 했었는지 그는 당당하게 여의도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이 의원의 국회 입성을 놓고 당장 구심점을 잃은 친 이계 결속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함께 흐트러진 당의 중심을 곧추세워 정권 재창출의 맏형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대권에 나서지 않고 킹메이크 역할을 할 것이란 조심스런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킹 메이크 역할을 자초한다면 과연 누구를 밀건인가. 1990년 민중당을 함께 창당했고, 이후 줄곧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왔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밀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지역정가에서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러 정황을 유추해 보면 그 예상은 틀린 것 같다. 한나라당 내 ‘친이계’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범 이재오 의원계로 볼 수 있고 그의 당내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도 이 의원이 결성한 ‘재오사랑’ 경기도 지역 책임자들이 대거 공천을 받고 출마한 점을 보더라도 이 의원은 경기도는 물론 전국적인 조직망을 탄탄하게 가동해 오고 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 김 지사 관사에서 이 의원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해 두사람간의 남다른 정치적 이해관계가 또 한번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지역정가에서는 요즘 이 의원의 킹메이커 역할이 강조되면서 김 지사를 밀지 않겠느냐는 말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나 도민들은 이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며 이의원의 향배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입장이다.

궁금하던차 동아일보는 7일 이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고 있다. 언론과 이 의원과의 인터뷰는 5일 그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 있는 서울시립 은평노인복지회관에서 이 의원의 급식봉사 후 이뤄졌다. 질문자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차기 대권후보로 밀것이라는 말도 있다”고 말하자, 이 의원은 “문수? 문수와 친하지. 친한 정도가 아니라 동지니까. (근데) 내가 민다고? 허허허.”라고 답했다고 쓰고 있다. 더 이상 김 지사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과 답변내용을 찾아 볼 수 없다.

후속 질문이 이어졌으나 별다른 답변이 없어 그랬는지 더 이상 질문이 없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김 지사를 차기 대권 후보로 적극적으로 밀겠다는 소리로는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는 “내가 그를 대권후보로 꼭 밀어야 할 의미가 있느냐”는 반문으로도 들린다. 여러 정황근거나 이 의원의 김 지사에 대한 발언을 토대로 한다면 그는 아직까지는 특정 후보를 차기 대권후보로 밀거나 하는 계획은 없는 것 같다. 이는 곧 자신이 직접 차기 대권 후보로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이번 은평을 재·보궐 선거에서 그 어느 누구의 지원도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또 그렇게 했다. 그래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선거운동 방식은 김 지사의 ‘더 낮은 곳으로 더 뜨겁게...’라는 선거 캐치프레이즈와도 일맥상통한다. 김 지사는 지난 7월 1일 평소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경기도 제2청이 위치한 의정부시 가능역 교각 아래에서 제33대 경기도시자로 취임했다. 선거취향과 방식도 비슷한 두사람의 앞으로의 거취가 주목된다.

6.2 지방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5월 말 김 지사의 상대후보였던 유시민 후보는 공개질의를 통해 김 지사가 선거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칠 것이냐고 캐물었다. 당연히 김 지사는 도시사 임기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도지사 임기 절반이 넘어가는 2012년에 치러진다. 김 지사가 대선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임기 중간에 도민과의 약속을 파기해야 하는 위기에 몰리게 된다.

설령 이 의원이 킹 메이커로서 김 지사를 적극적으로 밀어준다고 해도 김 지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킹메이커’ 등 정치를 소재로 한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온 김진명 씨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대표가 탈당할 확률은 50%라고 예측했다. 이재오 의원 이라는 복병이 한나라당 정치판을 보이지 않게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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