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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학원순례·선행학습에 사라진 방학

초중고교의 여름방학이 끝나간다. 아니 여름방학은 없었다. 애초부터 방학의 의미는 ‘더위와 추위를 피해 쉬는 것, 농번기에 가사를 돌보아 주는 것,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신체를 단련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들의 방학까지 ‘학원순례’의 시간이 돼버린지 오래된 일이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초등학교때 선행학습을 통해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중학교때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적이 뒤쳐질 것이라 여기는 이유에서 이다.

이러한 선행학습은 주로 방학에 이뤄 진다. 때문에 불과 몇년 전, 초등학생의 방학숙제를 대신해주는 아르바이트가 성행해 사회적으로 파장을 불러 일으켰었다. 공부하기 바쁜 방학에 학교에서 내준 형식적인 숙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졌다. 고등학생은 방학숙제의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수능을 앞둔 고3은 평소 일정과 다름없이 움직이고, 나머지 학년은 대게 수업과 자율학습을 합쳐 7시간 정도를 학교에 머무른다. 방학중 학교에 나가지 않는 날은 일주일 정도이다. 차라리 방학의 다른 이름을 찾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고등학교 생활에 있어 진로선택이 중요해 졌다. 자신의 진로를 빨리 결정해 그에 알맞은 자료와 활동을 기록해 나가는 것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알아야 할 것’ 과 ‘알지 않아도 될 것’ 들 사이에 자신들을 내맡기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우리자신에 대해 알 시간도 없고, 알아야 하는 이유도 모른다. 그저 의무로 받아들이고 있다. 만약 방학이 변질되지 않고, 책을 읽고 여행을 다니며 체력을 보충하는 시간으로 여겨져 왔다면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땠을까. 학업을 놓는 시간인 방학. 그저 한번 상상해봤으면 좋겠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김애린<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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