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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어둠 흔적’ 지우고 ‘희망 뿌리’ 내린다

법무부 고양보호관찰소 사회봉사명령제 성과

법무부 고양보호관찰소가 고양·파주시를 관할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봉사명령제도가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통로로 정착된데 이어 봉사시설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아 취업에 성공하는 등 뿌리를 내리고 있어 이를 조명해 본다.<편집자 주>

사회봉사명령제도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벌금을 납부할 여력이 없는 벌금미납자들이 이제도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반성하고, 마음깊이 스스로 진심에서 우려 나오는 깨달음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제도이다.

황진규 고양보호관찰소장(오른쪽 사진)은 “고양·파주 지역에 농촌일손 돕기, 자선농장 운영을 비롯해 특기를 활용한 맞춤형 사회봉사, 소외계층 주거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봉사자들에게는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일손이 부족한 농사현장 및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지역에는 봉사명령대상자들의 개인별 특기를 살린, 인력을 지원,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소장은 “지난 2009년 기준으로 한 해 동안 고양보호관찰소에서 사회봉사명령을 이행한 사람은 총 1천582명, 이들이 한 봉사시간만 14만 시간에 이르며 당시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 4천원으로 계산해도 5억 6천여만원 상당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한 대상자들 중 상당수가 봉사를 마친 후 스스로 자원봉사에 나서며 새 출발을 다짐할 정도로 계도, 사회가 밝아지는 것 같아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봉사 활동을 한 시설에서 성실성을 인정받아 취업에 성공하는 등 새 출발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 같은 결실은 사회에 대한 속죄와 배상, 건전한 사회복귀 계기 마련이라는 당초 사회봉사명령제도 도입의 취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봉사자, 인력난·고령화로 어려운 농촌 구원투수

파주시 일대의 농가들은 최근 천안함 사태로 인해 평소 농촌일손 돕기에 적극 나서던 군부대가 발길을 끊기면서 큰 어려움에 처했었다.

이처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에 처한 농가들이 속출하자 이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 고양보호관찰소다.

고양보호관찰소와 농협중앙회 파주시 지부는 지난 4월 업무협약을 체결해 연인원 2천500명의 사회봉사자를 모내기, 장미 수확 등의 농사현장에 투입, 이 지역 농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농협 관계자는 “하루에 10만원을 줘도 농촌에서 일을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고, 군의 인력지원 마저 끊겨,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사회봉사자들이 시의 적절하게 투입,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범죄예방위원과 사회봉사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자선농장 고양보호관찰소는 사회봉사 자선농장 ‘사랑나눔터’를 지난 2005년 3월 개장해 5년째 운영하고 있다.

고양시 장항동 소재 밭 3천305㎡(약 1천평)규모의 사랑나눔터는 한 범죄예방위소유로 해마다 200여명의 범죄예방위원들과 400여명의 사회봉사자들이 각종 농작물을 가꾸어, 매년 감자 7t, 김장용 배추 1만포기, 무 5천kg 등을 수확해 고양시와 파주시 지역의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사랑나눔터’에는 바쁜 생업에도 불구하고 많은 범죄예방위원들이 찾아와, 물과 거름을 주고 잡초 뽑는 일을 사회봉사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회봉사 통해 제2의 인생사는 사람들

윤모씨(여·45세)는 지난 2008년 겨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실수로 교통사고를 내고, 이후 교통사고로 인해 수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벌금을 낼 여력이 없던 윤씨는 법무부가 도입한 ‘벌금미납자 사회봉사자 제도’에 따라 한 요양시설에 배치, 사회봉사활동을 했다.

그녀는 “작은 도움의 손길 하나하나에도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몸이 불편한 시설의 어른들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봉사의 기쁨’을 느꼈고, 새 출발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인요양시설 측은 그녀의 성실함을 인정, 지난 8월, 요양보호사로 추천했고, 그녀는 현재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이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희망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고양보호관찰소가 그동안 사회봉사 명령을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앞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사람은 10명 중 8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사회봉사를 마친 사람들 10명 중 2~3명은 자신이 봉사활동을 한 복지시설에 라면, 빵 등을 사들고 주말을 이용해 찾아와서 자원봉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한때 한 임대아파트에서 도배와 장판 봉사활동을 했던 사회봉사명령대상자 12명은 아예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어 2009년부터 현재까지 매월 1회 씩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에서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는 등 감동의 드라마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건축노동을 하는 사람들로 매월 1인당 5~10만원의 회비를 걷어 건축자재를 구입, 도배, 장판, 전기수리 등을 하며 사회봉사파수꾼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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