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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장관 딸이나 도지사 측근 특채 다를바 있나

 

현 정부 2년 7개월의 최장수 장관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낙마는 국·내외 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딸의 외통부 특채 과정에서 욕심을 낸 탓이다. 그냥 모르는척 했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니 보류하라”고 해당과에 지시했거나 아예 딸에게 “응시하지 말라”고 했어야 옳다. 사상 최대의 ‘청년 백수’를 기록하고 있는 요즘 소위 ‘끗발’ 있고 ‘빽’ 있는 사람들만이 잘 나간다는 불공정 사회를 보는 국민들은 꿈을 잃었다.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은 주변에 또 있다. 지방 선거가 끝나고 민선 5기가 출범한지 2개월여가 지나면서 단체장들의 측근이라는 인사들 말이다. 단체장들은 이미 청내에 자리를 마련해 놓고 선거때 도움을 받은 인사들을 하나, 둘씩 불러 들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공무원들의 비난의 목소리를 의식해서 인지 교체해야 할 산하 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뒤로 미룬채 관망하는 단체장들도 눈에 띈다. 이렇게 특채돼 청내에 자리를 잡은 인사들은 대부분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이나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단체장 보은의 자리는 늘어가고 있다.

A시의 시장은 선거 막판 상대 후보 당을 탈당하고 자신의 지지를 선언한 B씨에 대한 보은성 인사를 앞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B씨는 원하는 자리를 요청해 놨고 그자리에서 근무중인 인사는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그러나 공직 내부와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A시 시장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측근 인사 기용은 전광석화다. 선거를 앞둔 지난 5월 10명이 넘는 도청내 측근 인사들을 선거조직에 활용하기 위해 대거 퇴직시켰다가 선거가 끝난뒤 다시 도청으로 불러 들였다. 도지사 측근 인사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도청에 쏠리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지난 2일 대변인 명의로 긴급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허숭 전 경기도청 대변인을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로 임명한 것에 대한 항의성 성명이었다. 민주당은 성명에서 “허숭씨의 상임감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허 씨를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로 임명한 것은 도를 넘어선 측근인사 특채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사실 허 씨는 얼마전 까지도 도청 대변인으로 재직하다가 6.2 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허 씨는 오랜기간동안 현지에서 시장선거를 준비해온 인사를 제치고 공천을 받아 도지사 측근의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허 씨는 지난 2008년 4.9총선에서도 안산 단원갑 선거구에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정치 신인으로서는 감히 엄두도 못낼 공천 대접(?)을 받은 것은 전적으로 김 지사의 후광때문이라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에 다시 한번 김 지사의 배려로 경기도시공사에 입성한 것을 놓고 ‘해도 너무 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경기도시공사 상임 감사는 감사업무의 특성상 경기도시공사 사장과 거의 같은 수준인 1억원의 연봉과 8천만원에 가까운 판공비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치적 수단을 달성하기 위해 감사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과는 관계없이 언제든지 부름을 받고 더 큰 요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6월 경기도는 공석인 대변인을 뽑기 위해 도청 홈페이지에 모집공고를 냈다. 결국 3명의 인사 가운데 최 씨가 대변인으로 최종합격됐다. 최 씨는 다름 아닌 김 지사의 측근인사로 밝혀지면서 주변을 의아스럽게 만들었다. 최 씨는 도청 대변인 임명이 이번이 세번째다. 일반 시민이라면 과히 엄두도 못낼 일들이 김지사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가 자신의 선거 캠프에 있던 측근 인사 11명을 무더기로 경기도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하면서 경기도청 공무원노조가 ‘보은성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는 인수위와 김문수 후보 선거 캠프 관계자를 경기도청 5∼7급 계약직 공무원으로 임용했다. 특히 홍보기획실은 재 채용한 공무원이 4명에 이른다. 이쯤되고 보면 경기도청 홍보부서는 1천200만 경기도민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도지사 한명을 위한 홍보업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김 지사는 요즘 대선 주자임을 유난히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그 어느때 보다도 중앙 지향적이다. 특히 홍보는 지방을 버린듯 하다. 유명환 장관 딸 특채나 김문수 도지사 측근인사 임명이 모두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고 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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