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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꿈꾸는 도시,무대가 되고 객석이 되다

미리 가보는 과천 한마당 축제
올 이달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5일간 축제 한마당
‘꿈을 꾸다’ 시작 국내 11개 ·해외 10개 작품

 

과천한마당축제는 선선한 바람에 열세를 느낀 무더위가 후퇴에 후퇴를 거듭할 무렵 시민 곁을 찾아온다. 한낮 햇빛에 서 있으면 무덥다는 생각보다 약간 따갑고, 저녁에 반소매를 입고 야외공연을 볼 경우 서늘함을 받는 정말 좋은 계절에 작품들은 과천 곳곳에 살포시 내려앉아 즐거움을 안긴다.가슴 짠한 장면은 없으나 보고나면 긴 여운이 남고 내면 깊숙이 울림을 주는 작품들이 올해도 즐비하다. 무엇을 볼까 딱히 고민하지 않아도 좋다.집 주변이나 가까운 곳에 가 질펀하게 펼치는 그들의 대화와 몸짓을 즐기면 된다.선선한 가을 바람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과천한마당축제를 미리 체험해 보자.<편집자 주>

올해로 제14회를 맞는 과천한마당축제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5일간 열린다.

이 기간 국·내외 30여개 작품들이 시민회관, 중앙공원, 추사마당 등지에서 관객을 맞는다.

‘과천, 꿈을 꾸다’(모래한알 인형극단. 인형엄마)가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시민들의 공모에 의해 만들어 과천의 현실을 대변해주었다는 평을 받은 이 작품은 인형극이다.

좌천룡 우백호 형상을 한 관악산과 청계산이 도심을 감싸 안아 자연환경이 그 어느 곳보다 빼어나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과천이지만, 한편으론 빼곡히 들어찬 아파트 숲이 이웃 간 단절을 가져온 과천을 이 작품을 인형극을 통해 보여준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 공연의 결론은 화합이다.

국내 공식초청작은 9개 단체 11개 작품.

1960년대 영화로 선보인 차범석 원작 ‘산불’은 6·25전쟁을 배경으로 이념과 허구성, 전쟁의 폭력성, 인간의 욕망을 다룬 한국의 대표적 이얼리즘 희곡을 국립창극단이 거리극으로 재탄생시켰다.

남자들이 모두 전쟁에 끌려가고 과부만 남은 작은 마을에 부상당한 국군이 숨어들면서 과부와의 갈등은 깊어지고….

올드 영화마니아라면 비극적 결말과 전쟁이 주는 폐해가 떠오를 법 하다.

‘꽃피는 사월’(온앤오프 무용단)은 제목과 영 딴판인 도시의 한 복판 땅속 깊이 묻혀있던 시멘트를 뚫고 나온 영혼들의 소풍을 다룬 작품이다.

그러나 얼핏 무서울 것 같지만 영혼들의 소풍놀이는 아이들처럼 법석대고 장난스럽다.

‘고래의 꿈’(노리단)은 시가지를 관통하는 중앙로를 막고 야간에 펼쳐지는 공연이다.

육지 위에 올라와 노래를 잃은 고래가 꿈을 찾아가는 여정을 배우들이 춤추며 난장을 이루는 가운데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깊숙이 빠져든다.

‘빨간 구두’(극단 몸꼴)은 5년만에 등장하는 유료극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끝내 파멸로 치닫는다는 내용을 담은 ‘빨간 구두’는 관객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공연을 보는 특이한 형태다.

‘로빈슨 크루섬’(호모루덴스 컴퍼니)는 극히 평범한 인간이 자폐적이고병리적인 모습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희극적으로 그렸다.

해외초청작은 프랑스, 영국, 폴란드 등 3개국 10개 작품.

‘불의 여인’(하늘과 땅 사이)과 ‘워터 플로어’(오스 모시스)는 영상과 배우가 한 몸이 돼 열연한다.

불을 통해 원초적 소리를 역동적인 몸짓으로 보여주는 ‘불의 여인’은 제(祭)의식이 무척 강하고 ‘워터 플로어’는 안무가 알리 살미가 재앙과 풍요라는 이중 얼굴을 지닌 물의 존재를 다시한번 일깨운다. ‘클리프행어’(바쉬 거리극단)은 흑백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는 슬랩스틱 유머의 무언극이고 ‘밴치’(뱅크 퍼블릭)은 한편의 시 같은 드라마들 보듯 서정적이다.

‘돈키호테’는 극단 KTO가 원작을 현대에 맞게 새롭게 해석해 내놓은 야심작이고 ‘길’(임프로드 바닥)은 배우와 관객의 구분과 경계를 넘나들며 긴 여행길에 오르는 동안 서서히 동화돼 간다.

자유참가작 중 눈여겨 볼 만한 작품도 많다.

과천한마당축제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이 거리예술작품 공동 특별공모선정작인 ‘여행중’(usd)은 여행중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전체로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그렸다.

‘클린업’(배낭속사람들)은 환경파괴는 인간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그로테스크하게 표현했다.

이외 줄광대의 새로운 꿈 ‘판줄’은 줄타기 고향 과천에서 새롭게 비상하는 판줄과 줄고사, 줄타령, 익살스런 재담과 노래가 곁들여진 잔재비를 선보인다.

과천시민에게 첫 선을 보이는 바토 줄타기는 원통을 소재로 작은 통 속을 빠져나오는 과정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한편 저글링 등 다양한 기예로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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