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농협, 농작물 재해보험 다시 짚어보자

 

농협이 판매해온 농작물 재해보험이 말썽이다. 지난 주 평택에 있는 배 재배 농가를 찾았다.

 

 태풍 곤파스로 낙과 피해를 입은 이곳은 겉으론 활기를 되찾은 듯 보였다. 그런데 농민 표정이 어둡다. 왜 그럴까. 이유를 물어봤다.

 

 농작물 재해보험 때문이다. 피해 기준에 1% 모자라 가입한 보험이 무용지물이 됐다는 것. 그는 해마다 500만원에서 적게는 300만원씩 농협에 꼬박꼬박 보험금을 냈다. 현재 그는 농협 측에 이의신청을 낸 상태다.

농민이 낸 보험금에는 물론 국비와 도비가 보태진 금액의 합산이다. 농협 측은 그 만큼 농민 부담이 줄었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보상 기준이 현실과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문제다. 농협 측이 제시한 낙과율(20%)을 충족할 만한 곳이 드물다는 것이다.

사실 농협은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낙과율 30% 기준으로 보상해줬다. 30%라면 배가 땅에 떨어져 사람 무릎까지 쌓인 높이라는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평택시배연구회에 따르면 회원 농가 43곳 중 농작물 재해보험 혜택을 받은 곳은 단 1%에 지나지 않았다. 농협은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에 직원을 하루 종일 상주시켜 피해 조사를 실시한다. 그런데 평택시배연구회 관계자는 평택시내 500여 배 농가 중 150~200여 농가만이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대부분 1%가 모자라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20%이상부터 보상을 해주는 데 대부분 농가가 1%가 부족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농협 측은 자신이 산정한 피해 손실 보상 기준이 과학적 지표에 따라 객관적인 결과라고 자부하겠지만 현장 농민들의 목소리는 딴판이다.

국정감사 시즌이다. 농협은 금융 사업 진출과 방만 경영, 직원들의 기강해이 등으로 이번에도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농민들의 목소리는 이들에게 여전히 메아리처럼 들리는 듯 하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야지 이렇게 농민을 죽이는 기관이라면 왜 존재합니까.”

/이창남<경제부>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