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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사회복지, 인간, 시민사회

사회복지 정책 수정돼야
모든 분야 협력·연대 필요

 

사회복지의 바탕은 어디에 있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윽고 떠오른 생각은 사회복지는 인간의 삶이라는 큰 그림 전체에 걸쳐 그려져 있는 삶의 조건(?), 그런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바로 우리가 속한 시민사회 전반에서 실현돼야 하는 것이 사회복지라는 말이다. 따라서 사회복지의 발전 역사를 살펴볼 때 시민사회의 역사도 함께 바라보게 된다.

우리사회에서는 사회복지기관이나 허가·비허가 복지시설, 각종 협회 등 매우 다양한 현장에서 그 나름의 사회복지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사회복지 정책이나 행정은 소수에 의해 관료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탓인지 사회복지영역에서는 늘상 정책과 현장의 괴리라는 문제가 일어나곤 한다. 이 둘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이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해 매우 안타깝다. 광역단체나 지자체마다 각기 내세우는 복지정책이 있을 정도로 여러 경로를 통해 사회복지 지원서비스가 시행되고 있고, 어디선가는 또 새로운 정책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가 다양화 된다는 점에서는 좋은 현상이긴 하나 시민사회에 진정으로 요구되는 정책과 서비스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고 실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최초의 인간은 호모 에렉투스였다. 서서 걸어 다니는 존재라는 의미이다. (이 때 사회복지가 있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후 인간은 점차 변화돼가며 호모 파베르, 즉 도구를 사용하는 존재를 거쳐 최고의 발전된 형태인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에까지 이르렀다. 이는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과 함께 지금까지 마지막 형태의 인간으로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지금까지 변화해 온 것처럼 또 다시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바로 호모 루덴스이다. 이는 요한 호이징가가 주장한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바쁜 현대생활에 찌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은 놀이와 함께 있을 때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인간의 변화하는 과정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게 되는가? 호이징가가 말한 호모 루덴스란 개념이 충격적이지 않은가? 그의 주장에 따른다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의 방향과 정책은 대폭적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다.

호모 에렉투스, 호모 파베르, 호모 사피엔스, 호모 루덴스를 떠올리면서 우리 사회의 사회복지 변화과정을 떠올려 볼 것을 제안해 본다. 시민사회를 알면 사회복지도 알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에 따라 사회복지는 변화해왔는데, 이는 단순히 시간이 흘러서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변화했기 때문에 사회복지도 함께 변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사회는 국가와는 분명 다른 영역이다. 하지만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권력이라고 할 때 시민사회도 그 못지않은 권력을 배경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권력은 특정인에 의해 움직일 수 없는 것, 상시화 될 수 없다는 등의 다른 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보듯이 우리사회의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변화해야하고 그 인간에 대한 관점 또한 변해야 할 것이다.

호이징가의 놀이하는 인간. 그런 인간에게 그저 밥 한 끼, 급한 의식주해결 등의 사회복지 서비스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간의 삶이라는 전체를 놓고, 인간의 조건이라는 전체를 놓고 고민할 때 근본적인 현대의 시민사회에 필요한 사회복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하고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 인간이 중심 되는 사회복지 지원 및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분배가 아닌 당연히 해야하는 분배에 대한 합리적인 논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논리가 하루 빨리 만들어져서 시민사회에 당연한 사회복지영역이 자리 잡기를 희망해 본다.

끝으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율성을 가지고 다른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기성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권력과 투쟁, 경쟁을 넘어서 서로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는 것이 시민사회이고 시민이다. 그리고 그 시민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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