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시론] 무소불위(無所不爲)국회의원 청목회 수사 보며

 

지금부터 불과 70일 전(8월 말)에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 장관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고, 청문회 시작 전 부터 끝까지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세금탈루, 군관련 의혹, 말바꾸기, 위증 문제 등에 대해 청문위원인 국회의원들은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을 했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리고 청문회 사흘 만에 국무총리 후보자와 2명의 장관 후보자가 사퇴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투명한 유리알 검증이라고 자화자찬했고 야당의 대표는 국민의 승리라고 까지 하면서 극찬했다.

지금 나라가 온통 시끄럽다. 청원경찰 ‘입법로비’와 관련해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11명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기 때문이다.

언론은 정치인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정치말살행위’, ‘명예훼손’, ‘국회탄압’, ‘과잉수사’라고 보도하고 있다. 야당은 ‘검찰의 국회탄압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하루만에 신속히(?) 구성했으며, ‘김준규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하고 있다.

여당 출신 국회의장은 “이해 안가는 수사”라고 했고, 야당 원내대표는 “여야의원에 대한 유린행위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 원내문제는 결코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 같은 소시민들은 국회의원의 이 두 얼굴 중 어느 것이 진짜인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국회의장이 ‘이해 안가는 수사’라고 했는데, 범죄의혹이 의심되는 사람을 검찰이 압수수색해 범죄를 입증하는 것이 검찰본연의 임무인데 이것이 문제라니 국민이 쉽게 이해가되지 않는다.

만약 힘없는 서민을 압수수색하였다면 혹시 ‘과잉수사’, ‘인권유린’이라고 몰아갈 수도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 그것도 1~2명인 아닌 11명을 압수수색한 것을 ‘국회탄압’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엄살이 심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또 야당 원내대표가 “원내 문제가 결코 제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국민을 위한 입법활동, 예산심의, 정치활동과 국회의원 개인들의 범죄의혹에 대한 수사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모든 정치활동의 기준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대로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해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한 약속을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고 국민 앞에 노골적으로 고백하는 것 같아 민망하기 그지 없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과거 검찰이 특정인, 특정정파에 기대어 편파수사를 했고, 재는 기준 잣대가 다르기 때문에 믿지도 못하고, 정치적인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사실 그런 측면이 의심되는 일도 있었고,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백번을 양보해도 죄는 죄다. 특정단체의 이익을 위한 입법에 관여하고, 실제로 도왔던, 돕지 않았던 간에 그들로부터 1천만 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았다면 아무리 느슨한 잣대로 재도 70일전의 청문회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임명직에 들이댔던 날카로운 공정사회 기준, 그리고 서민을 대변하는 정의로운 마음은 어디로 갔는가.

지난 2월의 국회의원을 한번만 하면 65세 이후 평생 월 12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정한 국회의원 연금법에 191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87명이란 경이로운 숫자로 통과시킨 것과 검찰수사의 기본인 단순한 압수수색에 발끈해 ‘국회유린’이니 ‘명예훼손’이라고 여야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극단의 집단이기주의에 국민은 황당함을 느낀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하지 못할 일이 아무것 없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국회의원들을 보며 공정사회 구현이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국민은 착잡하다.

설사 검찰조사를 받아도 “몰랐다”, “대가성이 없다”, “관행이다”, “실무자의 실수”다 해서 무탈하게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권력자들인데,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3無(돈, 빽, 권력) 없는 서민들의 마음이라도 편하게, 너무 요란스럽게 억울해(?) 하지 말고 유능한 변호사 대동하고 하루빨리 조사받고 오는 것이 진정한 서민위한 최고의 의정활동이 아닌가 충고하고 싶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