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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전통 도자의 脈, 바우가마로 잇는다

선배집 우연한 방문계기로 1987년 도자기 입문
초기부터 장작가마 고집 달항아리 애착도 강해
분청 철진사 매화문 육각호·시문병 등 작품 다채

 

여주군 가남면 안금리에서 우직한 성격으로 전통도자를 고수하며 장작가마를 지피는 작가가 있다. 분청백자와 분청사기를 다듬어 가고 있는 최창석 작가는 1961년생으로 소띠다. 그의 손에서 나오는 다기(茶器)는 깊고 고풍적인 느낌이며 섬세함과 정교함도 작가의 성격을 빼 담고 있다. 부정형의 접시 또한 낯설지 않으며 정감이 듬뿍 담겨져 있다. “접시의 매력은 정해지지 않은 규칙에 있다”라고 말하는 최창석 작가는 “손이 가는대로 자연의 형태 그대로 구워져 나오는 자태는 나름대로 아름다움과 품격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고 전통 토기에 대해 정의했다. 최창석 작가가 말하는 분청백자와 분청사기, 그리고 그와 함께한 우리 전통도자기의 미(美)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1987년 이십대 중반 시작한 도자기로의 입문은 우연한 기회에서 출발했다.

풍물패에 관심이 많았던 최창석 작가는 여주와 이천에서 풍물보급에 앞장 서 왔다.

“선배집에 우연히 놀러갔다가 선배가 만들어낸 도자기를 보고 깊은 감명에 빠졌었다”며 “그 길로 내 인생은 바로 도자기 굽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는데 바로 그분이 지금의 정신적 스승인 운곡청자 권혁용 선생이다”라며 자신이 도자기에 입문한 이유를 회상했다.

1980년대 후반은 여주의 도자기산업 부흥기였다.

여주읍(당시 북내면) 오학리 일원의 공장에서 도자견습공으로 5년여 세월을 보내면서 물레질, 유약, 분청, 조각 등을 익혔다.

1993년 여주군 흥천면 율극리에서 작업하던 선배가 쓰던 공장을 빌려 자신만의 도자기작업장을 구축하고 실력을 쌓아 나갔으며 1997년 지금의 가남면 안금리에 장작가마를 세우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최 작가가 구사하는 도자분야는 분청사기와 분청백자로써 분청사기는 자유정신에서 찾는다.

최창석 작가는 “분청사기는 청자와 다르게 다소 서툰 맛이 보이는 듯하지만 오히려 더 자유롭고 여유롭다”며 “완성된 분청사기에서는 활달한 자유정신의 세계가 펼쳐져 보인다”라고 분청사기를 정의했다.

또한 분청백자에서는 “순박한 느낌이 흘러 넘친다”며 “흙으로 흰색 빛깔을 표현해 내는 느낌은 만드는 사람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희열과 기쁨이 넘쳐 흐른다”고 분청백자를 표현했다.

도자기 표면이 매끄럽고 윤택이 흐르는 것은 유약성분 때문이다.

이것은 쓰는 사람에게 생활의 편리성을 도모하기 위한 도자기의 기능성 향상에 기인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유약사용에도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은 성분을 사용했다”며 “유약 색깔은 합성안료를 통해 수없이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전통도자기의 주재료는 인체에 무해한 장석(돌가루)과 재가 사용되고 있다”고 우리 전통유약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최 작가가 표현하는 분청자기의 빛깔은 장석과 재 만으로도 곱고 깊은 맛을 내기에 충분하다.

또 하나, 최 작가는 도자기작업 초기부터 장작가마를 고수하고 있다.

장작가마를 고수하는 이유에 대해 최 작가는 “맛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최 작가는 “장작가마에서 나오는 도자기는 색감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불이 만들어내는 순간의 미학이다”라며 “작가의 의도대로 모양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몇 차례의 소성을 거쳐야 제 마음에 드는 작품이 하나 정도 나올 정도다”라고 장작가마를 극찬했다.

그러나 장작가마가 무조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장작가마에서 멋진 도자기 하나가 나오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번의 시행착오와 굽는 사람의 정성이 필요하다.

최 작가는 분청사기와 분청백자에 대해 앞으로도 연구하고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최 작가는 달항아리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달항아리는 한국인의 고유성이 내포돼 있고 심오한 철학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는데다 좌우대칭이 아니더라도 격조 높은 공간의 세계다”라고 달항아리를 설명했다. 최 작가는 지금의 작업장 옆에 3칸짜리 장작가마를 가지고 1년에 3~4번 정도 가마를 땐다.

가스가마는 비용도 적게 들고 작업도 쉬운 편이지만 최 작가의 장작가마 고수는 전통의 맛 때문에 쉽게 꺾을 수 없다.

그는 요변(불의 조화)이 비교적 적고 날씨가 온화해 불 때는 것을 주변 사람들과 이웃들과 함게 감상하기 좋은 봄과 가을에 가마에 불을 지핀다.

최창석 작가는 가남면 안금리에서 전통도자작업에 열중하고, 그림을 전공한 아내 임진숙씨는 여주읍 오학리에서 ‘최창석 아트컬렉션’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여주 능서에서 태어나 여흥초등학교, 여주중학교, 인천제물포고등학교, 강원대학교를 졸업한 최 작가는 지난 92년에 임진숙씨와 결혼해 여주고2학년 아들과 여주여고1학년 딸, 남매를 두고 있다.

최 작가의 주요작품으로는 분청 철진사 시문병, 분청 철진사화 육각호, 백자 철진사 시문호, 분청 철진사 화조문병, 분청 철진사 매화문 육각호, 청 이라보 다완, 진사다완, 분청 철화 덩굴문 육각호, 분청 철화 덩굴문호, 분청 상감 철화 편병, 분청 청화 화조문 육각호 등이 있다.

한편 최창석 작가는 한국민예총 여주지부장(2003~2004)을 역임했으며 경기도민상 수상(문화예술부문·2005), 국제 장작가마 워크샵 초대작가(2005), 여주군수 표창(2009·도자기부문), 2007년 보나갤러리에서 초대 개인전에 이어 지난 1월16일에는 춘천미술관에서 제2회 최창석 개인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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