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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천정배 최고 수원을 ‘막말’로 물들이나

 

새 해 벽두는 ‘막말’로 시작해야 겠다. 막말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막말을 우리사회에서 영원히 ‘아웃’시키자는 거다. 막말은 상대방을 기분나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기본질서를 허문다. 막말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서 아예 ‘퇴출’시켜야 한다.

지하철에서 백발의 할머니에게 거침없이 반말과 욕설을 내뱉는 한 젊은 여성이 ‘지하철 막말녀’로 등극했다. 일부 포털사이트 동영상란에 ‘지하철 막말녀’라는 제목에서 지하철에 앉아 있는 한 여성이 백발의 할머니에게 짜증나는 목소리로 “나 내리니까 그때 앉어”라고 반말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에 할머니는 기가 막힌 듯 “말 조심해. 그러는 거 아니야”라고 타이르지만 이 여성은 “모르는 데 말 걸지 마. 나 모르는 인간이 말 거는 거 XX 싫어 하니까”라며 맞받아친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말세다”라며 막말녀를 공격하고 있다. 막말 행위자에 대해 사회적 분노가 하늘을 찌를 태세다. 이정도 막말 수준은 아니지만 SBS ‘연기대상’에서도 시청자들을 분노케하는 수상소감이 나왔다. 배우 고현정은 배우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드라마를 만들 때 그 결과물과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 배우가 어떠네 저 배우가 어떠내 하며 함부로 말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고현정의 수상소감을 들은 시청자는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요즘 인기가 올라가더니 눈앞에 보이는 것이 없는 것 아니냐며 몰아세우고 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드라마처럼 자신을 진짜 대통령으로 아는 것이 아니냐” “당연하다는 듯 거만하게 대상을 수상하는 모습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배우 문근영은 2010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단순히 시청률로 평가받는 현실 속에서 드라마를 마음껏 만들 수 있도록 방송국과 제작사 측의 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나 또한 연기에 최선을 다할 테니 드라마의 제작 과정을 개선해 달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역시 국민배우 답다”며 “문근영의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

 

팬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청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두 배우의 서로 다른 성격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시청자들에 대한 감정이 섞인 듯 협박에 가까운 소감을 발표한 고현정씨는 스스로 인기를 깍아 먹고 말았다. 자신을 대변하려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해 선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는 군 복무를 하지 않아 향후 맹공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나왔다.

 

김 지사는 “장티푸스와 중이염을 앓을 때 강제 징집당해 신검도 강제로 받고 면제 판정이 내려졌다. 내가 무슨 ‘빽’을 쓴 것도 아니다. 그리고 미국 오바마 대통령, 일본 간 나오토 총리,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은 무슨 군대 경험이 있어서 군을 지휘하는가. 그런 발상은 저급한 발상이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하고 있다.

군대를 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난데 없이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을 거론한 것이다.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폭침으로 가뜩이나 북한에 대한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군복무 면제이류를 설명하며 “북한의 김정일과 김정은이 군 경험이 없는데도 군대를 잘 지휘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로 들릴 수 있어 위험천만 하다는 지적이다. 말끝을 잡고 늘어지려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말로는 들리지 않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2010년 마지막 날 올해 한국 사회를 뒤흔든 설화들을 소개했다.

 

신문은 가장 최근에 구설에 오른 발언으로 지난 26일 수원역 광장에서 “이명박 정권을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의 사례를 언급했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와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민주당 천정배 의원의 막말로 세상이 시끄럽다.

 

천 의원은 지난 2006년 1월 12일 법무부 장관 재직시절 출입기자들과 벌인 술자리에서 “X도 모르는 놈들 4명인가가 일부 신문에서 돌아가면서 말도 안되는 칼럼을 올려 (노무현)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라며 “옛날 같았으면 그렇게 국가원수를 모독하면 구속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완벽에 가까운 인간은 없다고 하지만 천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노라면 혼란스럽기만 하다.

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구랍 31일 ‘남조선 야당 최고위원 리명박 응징을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천 최고위원의 최근 발언들을 소개하고 있다. 천 의원의 발언이 누구를 이롭게 하는지 알겠는가. 천 의원은 ‘효원의 도시’ 수원을 막말도시로 만들 셈인가./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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