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초동대처에 실패한 구제역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구제역이 국가적 재앙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번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가축은 모두 82만 마리를 넘어섰다. 여기저기서 큰 구덩이를 파고 가축 수 만 마리를 묻는다. 이제는 가축을 묻을 땅이 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방역당국과 관계자들이 아무리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만 구제역은 이를 무시하듯 전국적으로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예상했다면 당국은 어떻게 초동대처를 했을까. 안타깝게도 경기도는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했다. 안동과 경계지역이 아니였으며, 가이드라인에도 그렇게 명시돼 있다고 했다. 또 큰 위기사태가 아닌 이상 수 많은 도로와 교통 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며, 그에 상응하는 인력과 예산을 모두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구제역의 잠복기가 1~2주 정도 이기 때문에 경계지역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땅덩어리가 좁고 인구이동이 많아서 경계지역까지 확산됐을 경우 지금처럼 사후약방문격이 되기 십상이다. 그만큼 구제역은 전국으로 확산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 된 초동 대처 시스템이 필요하다. 구제역이 발생하면 바로 비상사태로 격상시켜 미연에 구제역의 싹을 잘라내는 것이 오히려 이익일 수도 있다. 규모를 예측할 수 없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소와 돼지 등 가축들의 살처분으로 인한 피해로 축산농가가 붕괴되고 있다.

이에 대한 농민들의 눈물과 보상문제도 시급하다. 또 이번 구제역 사태는 잠재적 수출 걸림돌이 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청정국 지위에서 벗어남으로써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을 막을 길이 없어졌다는 것도 문제다.

청정국 지위를 되찾는데 걸리는 시간과 백신접종비용 등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 밖에도 무자비한 살처분으로 인한 2차 환경오염의 폐허와 축산업계의 부정적 파급효과는 상상할 수 없다. 처음 구제역 발생 당시, 지금의 비상사태처럼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 확실한 초동대처를 했다면 이러한 재앙을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박은영<정치부>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