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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빙판길 사고, 보고만 있을 텐가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월동준비를 미처 못한 이웃들이 갑작스런 추위로 곤경에 빠지기 쉬운 계절이 다가온 것이다. 지금이 바로 우리 주변에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에게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는 건 생각만큼 쉽진 않은 것 같다.

내 기억에 작년 눈이 가장 많이 내린 날로 기억한다. 여느 때와 같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평택 안성 간 지방도로를 따라 귀가 중이었다. 차량이 다른 때보다 유난히 정체가 돼 확인해보니 도로 한 중간에 사고가 나서 사고 차량 2대가 도로에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전날 내린 눈으로 길은 얼어버렸고, 이 빙판길로 인해 승용차 2대가 정면충돌 한 교통사고였다. 사고차량 안에는 남여 2명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자는 교통사고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사고차량 옆으로 수많은 차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누군가가 내려서 운전자를 도와주고 있거나, 설령 그게 아닐지라도 지나가던 운전자의 신고로 인근 소방서에서 구조·구급활동을 나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내 기대와는 달랐다. 지나가던 차들은 사고차량을 도와주기는커녕 도로 옆으로 나있는 갓길을 통해 지나가기에만 바빴다. 직접 차에서 내려 도와주기는 힘들더라도 119에 신고만이라도 제때 해주었다면, 차량 정체도 없었을 거고 무엇보다도 사고차량에 갇혀있는 운전자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일단 교통사고 현장을 인근소방서 119상황실로 신고했고 얼마 되지 않아 구조대 차량이 도착해 인명구조 활동을 전개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꼭 큰 관심과 커다란 도움은 아닐 것이다. 물론 직접 내려서 도움을 주는 것 이상 좋은 게 없겠지만, 최소한 119에 신고만이라도 적절한 시기에 해준다면 요구조자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김한태 <오산소방서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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