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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죽은 권력의 부활인가

 

김용서 전 수원시장 얘기다. 김 전 시장이 수원시가 시청 축구단의 운영관리를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 수원FC 이사장 취임을 앞두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FC 현 이사장의 임기가 끝나감에 따라 김 전시장을 새 이사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를 2월안에 열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뒤 당내 인사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김 전 시장이 성향도 다른 민주당 소속 염태영 시장의 휘하에 들어가는 꼴이어서 지역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수원FC는 김 전시장이 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1월 자신이 설립한 법인이지만 현재는 염 시장이 구단주로 돼 있다.

김 전 시장의 수원FC 이사장 선임 움직임은 이미 지난 지방선거 이후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김 전 시장이 현 이사장의 후임 자리를 차지해 이를 기점으로 수원지역에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말이 지역정가에 퍼졌다. 염 시장도 “차기 수원FC 이사장은 축구에 열정이 있는 사람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미 김 전 시장을 차기 수원FC 차기 이사장으로 낙점해 놓은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컨베션홀 부페에서 열린 김 전 시장 칠순잔치에 참석한 염 시장이 축사를 하면서 “김 전 시장을 수원FC 이사장으로 모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두 번의 시장을 역임했고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시장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김 전시장의 이같은 알쏭달쏭한 정치행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지난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노출된 김 전시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의 연장선상쯤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시장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김 전 시장은 선거전이 한창 달아오른 분위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를 돕기는 커녕 경쟁후보 유세현장에 나타나는 모습을 취하는 방식으로 한나라당 공천 탈락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해 왔다. 특히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당시 민주당 염태영 후보에게 정책자료집을 보내 활용토록 하고 사람들을 보내 돕고 있다는 말들이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의 입에서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6월 29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열린 당시 시장이임식에 취임을 앞둔 염 당선자가 찾아와 김 전시장과 반갑게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되자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들이 극도의 노여움을 표출했다고 한다. 그만큼 한나라당 시장후보 낙선의 한 책임을 김 전 시장의 행동에 기인하고 또 이는 해당행위라고 본 것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김 전시장과 염 시장과의 밀월관계가 선거이후에eh 꾸준히 이어져 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염 시장이 취임이후 단행한 인사에서도 한직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김 전 시장 측근들을 주요부서에 발탁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있다.

그렇다면 왜 민주당 측이 죽은 권력에 해당하는 김 전 시장의 부활을 돕는 것일까. 이는 내년에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4개 선거구에 한나라당 2석, 민주당 2석으로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지역에서 민주당 단체장이 탄생한 세를 내년 총선까지 몰고가 수원지역을 민주당 텃밭으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시장이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빚어진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들과의 불협화음을 민주당 측이 역이용해 보겠다는 전략이 읽혀진다. 김 전 시장은 자신의 공천실패가 4선의 남경필 의원에게 있다며 극도로 불쾌감을 표시해 왔다. 심지어는 내년 총선에서 팔달구에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해 남 의원을 꺽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시장은 이미 수원지역에서 정치적 역량의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됐다가 지역 내 신용도가 곤두박칠 친데다 김 전 시장이 최근까지 보여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그의 정치적 동지라고 할 수 있는 상당수의 인사들이 그와 등을 돌렸다. 또 선거를 기준으로 한 이분법적 논리로 체육계를 비롯한 지역 인사들을 분열시킨 책임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달 열린 자신의 칠순잔치 참석자들에게 음식물을 무료로 제공해 선거법 논란에 휩싸일 공산이 커졌다.

20일 한나라당 영통구 당원협의회에 확인한 결과 김 전 시장은 아직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전 시장은 최근 수원시내 모 음식점에서 열린 수원고 출신 공직자모임인 ‘수관회’에 참석해 탈퇴를 선언했다. 그의 정치적 행동에 반기를 든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 하기가 거북스러웠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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