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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2011년 道 공무원에게 거는 기대

 

지난 해 여동생 시아버지께서 뇌출혈로 우리 동네병원에 입원하셨던 적이 있었다. 때문에 부부가 우리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간호를 하였다. 일요일 아침 외교통상부 공무원인 매제가 물었다. “성모병원 가는 버스를 타려면 어디서 타나요?” 우리 동네를 통과하는 노선이 없어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터미널에서 위로 올라가면 노선버스가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마을버스가 있다”고 답하면서 노선버스가 동네를 통과하지 않는 미안함에 지난 시간이 떠올랐다.

2010년 새로운 의정부시장이 선출되기 전, 새해가 시작되면 전(前) 시장은 각 동사무소를 순회하며 주민과 대화를 나누었다. 국장을 포함해서 적게는 10명, 많게는 과장급 공무원 20여명과 함께 동정보고회를 가졌다. 기자 2~3명은 꼭 대동하고 들러리로 시·도의원도 끼웠다. 나 역시 그 자리에 동행했던 적이 있었다. 신곡1동 고가도로 밑 아파트 주민들이 신곡1동과 성모병원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신설 민원을 연초 시정보고회 3년 동안 시장에게 건의했었다.

시장은 큰소리로 노선을 신설하지 않는 과장을 야단쳤다. 반말까지 섞어가면서. 시장은 버스노선 신설을 시원하게 약속했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나도 국장과 과장, 계장에게 서면과 구두로 여러 번 당위성을 주장하고 대안도 제시했지만 들을 때만 끄덕이고 그만이었다.

2010년 8월 예술의 전당에서 경기도 학생 관악연주대회가 있어 시청 앞을 지나갈 때 경전철 교각이 시청 앞 도로를 꽉 메우고 있었다. 답답함을 지나 걱정이 들었다. 세상 어느 나라에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 앞을 구조물로 꽉 채우고 있는 도시를 보았는가? 멀리 갈 필요도 없이 광화문 앞이나 서울시청을 살펴도 그러하다. 동·서양을 떠나 도시의 기능은 비슷하기에 도시의 대표건물 앞은 넓은 도로나 광장이 차지하게 된다. 더욱이 의정부 시청 앞 도로 양쪽은 미관지구이다. 건축물이나 구조물이 들어설 경우, 미관 관련 심사위원회 심사를 받아야 한다. 건물의 크기, 모양, 색상, 창문까지도 규제를 받는 지역이다. 경전철 교각 설치와 관련하여 위원회 개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문화재보호 관리구역이기도 하다. 경기도지방문화재인 성당이 있기 때문에 성당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건축물 증·개축을 할 경우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 경전철 건설과 관련하여 문화재보호심사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한마디로 개판이었다. 법이나 조례는 악세사리가 아니다. 전임 시장이 주민의 긴요한 요구는 쓰레기 취급하면서 노선변경을 통해 거대한 구조물로 시청 앞 도로를 뒤덮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선변경을 하면 이익을 취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있기 때문이라는 추론은 지나친 억측일까?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하는 천박한 자본과 행정의 유착 때문이라고 개인적으로 확신한다. 내가 경험한 문제공무원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시장과 함께 ‘이대로’를 외치는 부화뇌동 공무원, 둘째, ‘니들끼리 해먹어라’ 속으로 외치는 두더지형 공무원, 셋째, ‘나도 언젠가는’을 속으로 삭이며 양쪽을 오가는 박쥐형 공무원, 이 세 집단의 공통점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행히 2010년 의정부시에도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고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바닷물을 썩지않게 만드는 소금같은 공무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의정부시정이 돌아가고 경기도정이 돌아가고 있음을 상기한다. 주민의 이익과 주민의 편에서 귀를 기울이는 공무원이 많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공무원은 연탄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연탄재가 있어야 크고 단단한 눈사람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 공무원은 자신의 몸을 태워 추운 몸을 녹여주는 연탄재같은 열정으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 국민이 있어야 공무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눈길의 연탄재 같이 마지막 길에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전국을 휩쓸고 있는 구제역 현장에서 과로로 순직하거나 손가락이 잘려나가면서까지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있어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박세혁 경기도의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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