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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새 학년을 여는 기대

 

새 학년을 맞고 두 주일이 지났다. 올해 입학한 새내기들은 친구도 낯설고 주변도 익히지 못했다. 재학생들도 새 학급에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났다.

첫 만남은 언제나 그렇듯이 기대와 설렘도 있지만 왠지 불안감도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보내놓고 내 아이가 열심히 해 줄지 걱정이 앞선다.

이렇듯 3월은 학교에 있어서 기대와 설렘 속에 맞는 달이다.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생김이 다르듯이 성격이나 취미도 다르다. 모두 자기만의 개성과 소질을 갖고 있다. 이 것을 찾아 길러주는 일이 중요하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데 그 다른 능력으로 남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집에 작은 화단이 있다. 몇 가지 나무와 꽃들이 있지만 종류별로 다르다. 물을 주면 맞는 소리가 사뭇 다르다. 팔손이는 잎이 넓어 많은 물을 주어도 다 밖으로 흘려버리고, 잎이 없는 부겐베리아는 줄기 사이로 잘도 받아먹는다. 시크라멘은 환한 꽃으로 물을 받아 더 빛난다. 군자란은 의젓하게 받고 동양란들도 덤덤히 물세례를 받는다. 평소 당당하고 의젓해 보이던 관음죽은 호들갑을 떨며 요란스레 물을 받는다. 잎이 강해서 요란하고 주관이 뚜렷해 보인다.

이렇게 다른 화초들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을 생각한다. 성격, 성장 환경도 다르고 취미가 다양한 학생들을 말이다. 같은 물을 주어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화초처럼 소질과 능력에 맞게 키워줄 방법을 생각한다.

이 아이는 예능에, 저 아이는 화술과 논리에, 저 아이는 정보와 탐구에, 또 다른 아이는 외국어에, 스포츠에 소질을 보인다. 이 능력을 기르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부모들은 자기 아이의 소질계발을 바란다. 지금 세계를 빛내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을 보라. 탁월하지 않은가? 또 언론에 보도되지 않지만 과학과 창의력분야에서 세계 정상이 선 사람들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의 능력을 최대한 길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성세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이루어 놓은 오늘의 국력을 한층 높이는 일이 학생들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그들이 지고가야 할 짐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것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도록 가르쳐야 우리의 미래가 있다.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특히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몇 분야가 과연 얼마동안 세계 최강으로 남을 것인가? 대체할 발명이 필요하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당장 점수 잘 받는 아이보다 무한히 뻗어나갈 능력을 키워주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다. 발명은 창의력에서 나온다. 이에 매진할 때다.

학생들이 어른들 싸움에 희생되지 않도록 하자. 어른들이 학생은 안중에도 없고 내 정치생명, 표 얻기에 여념이 없을 때 우리의 보물인 학생들은 어찌될 것인가?

밥먹이는 문제가 학생을 볼모로 정치쟁점화 돼 전국을 뒤흔들고 판단력이 없는 부모들은 그들의 말장난에 춤추고 있는 현실이다. 학교는 학생을 공부시키는 곳이다. 특기, 소질, 적성, 학력에 치중하는 학교가 돼야지 밥먹인다든지 하는 엉뚱한 것이 본연의 업무가 돼 분간을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 정치가 교육을 재단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의 미래인 학생을 걱정하는 지도력이 필요할 때다.

학생들을 볼모로 잡지 말고 그의 무한한 능력을 계발하는 일에 전념하자. 새 학년이 됐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양기석 도교육청 제2청 前부교육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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