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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하운 시인을 욕되게 하지 마라

 

최근 김포 지역에서는 문둥이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한하운(본명 태영) 시인을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지난 1975년에 작고한 시인이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이 지역에서 회자되는 것은 그의 유택이 김포시 장릉묘원에 있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다보니 수양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는가 하면 모 씨는 ‘시인 한하운 기념사업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임의로 유영록 김포시장을 이 단체의 고문으로 추대하고 여기저기 후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 문인들 사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한하운 선생에 대해 어떠한 방식에서든 추모관을 만들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 즈음 모 문학잡지사와 지역문인이 결탁해 ‘한하운 문학상’ 제정해 추진하고 시상도 했다.

당시 이 문학상을 빌미로 여기저기 후원금을 요청하고 문학상 심사기준과 달리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발견돼 기사화 했던 것이 엊그제 같다.

한바탕 홍역을 치루고 난 후 한하운 선생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잠잠 했었는데 다시금 선생의 이름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행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안타깝다.

선생의 ‘보리피리’ 시의 구절처럼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필-닐리리/’

마치 한하운 시인이 구천에서 이승의 이같은 타락상을 한탄하며 떠도는 지도 모를 일이다.

이번 기회에 김포시 문화예술과는 외롭게 숨져 김포땅에 잠들어 있는 시인에 대해 재조명하고 전국의 문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어떤 문학제전이라도 마련하는 것을 검토했으면 좋겠다.

몸은 비록 천대 받는 문둥이였으나 가장 순결한 영혼을 지녔던 한하운 시인은 분명 한국문단의 주목 받는 예술인이기 때문이다./최연식기자<김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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