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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분당 2세대의 유권자 반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질 성남 분당을은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이 내리 3선을 기록한 선거구다.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는 유한하지만 국회의원은 4년에 한 번씩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면 권력과 임기가 보장된다. 이런 지역구를 남에게 선뜻 물려준다는 것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살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선거구가 대구 달성이다. 16대부터 현재까지 이곳에서 내리 4선째다. 원조 소장파격인 남경필 의원은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미국 유학중 급거 귀국해 부친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구에서 4선을 기록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1등공신인 이재오 정무장관은 18대 총선에서 떨어지자 미국행을 택한다. 미국에서 돌아와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된 뒤 자신의 오랜 텃밭인 서울 은평 재보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만약 이장관이 선거에서 떨어졌다면 정치생명은 끝이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이 지역구인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을 서울로 끌어올려 출마케 했으나 낙선했다. 그 후 고향인 덕진에서 보권설거가 치러지자 민주당은 정 의원의 고향 출마를 견제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정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지역구를 되찾았다. 이처럼 지역구는 정치인들에게 정치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천당아래 분당’이라는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 보궐선거에는 여러 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15년 동안 분당에서 살고 있다는 강재섭 전 대표의 지역구는 분당과는 거리가 먼 대구지역이다.

18대 총선당시 ‘친박계 학살’이라는 공천후유증으로 민정당 시절부터 5선의 관록을 버텨온 대구를 버리고 불출마를 선언했던 강 전 대표가 분당을을 재기의 발판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분당을의 원 주인 임태희 실장과의 정치적 함수관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임 실장은 1년후 치러질 19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분당을에 출마할 것으로 분석된다. 임 실장은 야당 후보와의 경쟁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강 전대표 공천을 도와준 뒤 1년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물려 받고 강 전 대표는 정치적 텃밭인 대구지역에 공천을 받거나 장관으로 차출하는 밀약설이다.

그러나 강 전 대표에 대한 당내 비토세력과 과거 정치인에 대한 비판의 벽이 높다. 경쟁 후보로부터 공천헌금 문제를 폭로하겠다는 도전을 받고 있고 홍준표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일부의 ‘거부 정서’가 강하다. 친박근혜계와도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5공출신 정치인이라는 시대적 역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당직자는 참신성 부족 등 경쟁력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과거로의 회귀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기도 한다. 공천제도의 개혁이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나라당은 경선을 천명하고 인재를 공모해야 한다. 집권당이 정치실험을 포기한다면 개혁은 물건너간다.

한나라당은 분당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제대로 읽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즉, 분당2세대들의 표심이다. 전체 유권자의 43%에 해당하는 30대이하 유권자층이 “젊고 참신한 정책중심의 후보자의 자질을 보고 투표하겠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지난 지방선거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나라당 텃밭이라던 성남시장선거에서 정부관료 출신 한나라당 후보가 이름도 없는 법조인사에게 참패한 것도 그렇고 지방의회 의석수도 여야가 비등해 졌다는 사실이다.

시대정신에도 맞고 정치개혁과 사회변화를 주도할 참신하고 젊은 유능한 인재를 분당을 유권자들이 원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분당을 실사결과를 토대로 28일 중앙당에서 공천논의를 벌인다. 분당2세대들의 표심을 읽는 능력이 없다면 ‘한나라당은 늙은 정당’이라는 구태를 유권자들이 벗겨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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