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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분당을 보선과 김문수 지사

 

분당을 보궐선거가 김문수 지사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을것이라는 세간의 평이 있다. 그는 대권과 관련한 여론조사에서 손 대표의 지지율 등락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지기반이 겹치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분당을에서 정치적 재기를 이룬다면 김 지사의 대권가도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을 예고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당락에 관계없이 출마자체로 일정 부분 대권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정치적 프리미엄을 얻은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명암이 엇갈리는 대목이다.

손 대표와 김 지사는 전 현직 지사로 현재는 물론 그들이 정치를 계속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경기도와 연계될 수 밖에 없는 관심의 대상이다.

손 대표와 김 지사는 지사 자리를 주고 받았다. 손 대표는 경기지사를 마치고 대선에 도전, 당적을 바꾸는 우여곡절 끝에 대선에는 나가보지도 못하는 고배를 마셨다. 그 후 통합민주당의 대표를 맡아 치른 총선에서도 초라한 성적표를 거두자 정계에서 한발 물러나 칩거생활을 하는 등 은둔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김 지사는 손 대표가 물러난 후 민선4기 경기지사 자리를 차지하고 정치 영역의 외연 확대를 추진했다. 또 야권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친 민선 5기에도 유시민 야권 단일후보를 상대로 재선에 성공하고 잠재적 대선 주자 가운데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등 나름대로 자신의 기반을 닦는 과정을 거쳤다. 손 대표는 지난 2009년 10월 28일 치러진 수원장안 국회의원 재선거에 후보로 나가라는 권유를 고사하고 이찬열 후보를 당선시키며 재기의 불씨를 살려 이후 민주당 대표가 됐고 한나라당과 정치 판도를 놓고 일전을 벌일 분당을에까지 출마하게 됐다.

반면 김 지사는 산하단체와 운수업체의 쪼개기 후원금 문제로 검찰의 수사를 받으며 정치생명을 담보로 한 시험대에 올라있다. 며칠 전 메일을 한통 받았다. 한나라당 차명진(부천소사)의원의 메일이다. 차 의원은 김 지사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지난 2006년 17대 총선에서 부천소사에서 출마해 당선됐고 그전에는 김문수 지사와 민중당에 함께 몸 담았던 정치적인 사제지간이다. ‘김문수 지사와 돈’이라는 제목을 단 메일에서 차 의원은 김 지사의 후원금 문제와 관련해 “그 분은 돈 보기를 돌처럼 하는 게 아니라, 아예 돈 앞에서 돌아서는 돌부처다. 성직자들이 조건 없이 주는 용돈도 안 받는다”고 청렴을 강조했다.

또 “그 덕분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가난하게 한다”며 “그런 김 지사가 돈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니,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 나나 보다”고 김 지사를 옹호했다. 곤란한 지경에 놓인 정치적 후견인을 대변하고 보호하고 싶어하는 차 의원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김 지사는 그 동안 적극적인 정치 활동에도 오르지 않는 지지율과 표류하는 핵심 정책, 거기다 후원금 수사까지 겹쳐 고립무원의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어떤가. 자신의 비상을 가로막던 정치적 무기력을 완전히 떨쳐낸 듯 세간의 이목과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민주당 김영환(안산상록을) 의원은 손 대표 분당을 출마와 관련 “이제 우리는 확실한 대선주자를 갖게 됐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손 대표 개인적으로도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이 ‘이명박 정권의 심판의 장’으로 강조하는 분당에서 손 대표가 승리한다면 그가 얻을 정치적 프리미엄은 현재로서는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운동권에서 보수 여당으로, 이제는 야당을 하고 있는 손 대표와 운동권에서 진보정당으로, 다시 보수정당으로 변신한 길을 가고 있는 김 지사. 같은 듯 다른 길을 가는 손 대표와 김 지사가 정치 역경을 이겨내고 존재감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는 경기도의 미래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조수혁 부국장·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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