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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평] 동남권 신공항 건설 포기는 사필귀정

 

동남권 신공항 건설 포기는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0조 이상의 국민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을 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선거에서 표를 얻자고 공약을 했고 당선됐다. 물론 이런 일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들의 이러한 무분별한 공약 남발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물론 꼭 이런 공약(空約) 때문에 당선된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당선시켜줬으니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 한다. 만약 비난 받기 싫다면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하겠다”는 말만 하면 됐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조금은 늦었지만 자신의 양심에 따라 올바른 선택을 했다. 국민의 비난과 대통령의 체면을 버리고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었고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용기 있는 고백을 했다. 공약(公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사업성이 없는 사업을 추진하여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면 그것은 무책임한 공약(空約)을 넘어 범죄다. 박수를 보낸다.

동남권 신공항 논란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리 사회의 정치권과 여론주도층의 각성을 바라며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다.

첫째, 정치 철학이 없다. 정치의 목적, 텔로스(telos)에 대한 철학적 인식이 부족하다. 마이클 샌델 교수의 ‘Justice’에서는 정치의 본질은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최대 다수의 최대행복을 추구하며, 약한 자나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배려가 있는 ‘공동선(common good)’ 사회라고 했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정치 목표가 자신의 이익과 정권을 잡는 데에 있는 것처럼 국익과 국민 섬김은 안중에 없고 표만 의식한 선심성 공약과 개발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저급사회로 만들고 있다.

둘째, 무책임하고 공동책임 의식이 전혀 없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여야 정치인은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이 있다. 마치 수레의 두 바퀴처럼 공동 책임이 있다. 서로 균형을 맞추고 타협해 일치된 의견을 도출하여 국민을 편히 모셔야 할 책임을 부여받은 공복이다. 그런데도 시도 때도 없이 싸움질만 하다가 국민들에게 나만 옳으니, 내 편 들어달라고 국민마저 갈라놓고 있다.

셋째, 재는 잣대가 너무 편파적이다.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에 따라 ‘나 몰라라’ 하고 있다가 상대가 결정하면 그 때부터 문제점만 부각시켜 끌어내리고 폄하한다. 언론은 균형보도란 미명 하에 이쪽저쪽을 부추겨 싸움만을 조장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민단체대로 침묵하다가 결정되면 그때서야 죽기 살기 식으로 반대한다.

좁은 나라에 그물망 같은 고속도로, 고속철도, 공항 14개가 있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SOC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며, 국제공항 3개를 뺀 11개 지방공항이 모두 적자다. 또한 밀양은 27개 산봉우리를 깎아내어 24t 덤프트럭 1천240만대 분량, 가덕도는 24t, 덤프트럭 870만대 분량으로 평균수심 19m인 바다를 메워야 하는 사업이다.

마땅히 환경적인 면이나 경제성에 있어 타당성이 없다는 것을 대다수 국민이 공감한다. 사업 결정 전 찬반 의견을 말했어야 했다. 그런데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결정되면 반대하는 것은 국익보다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만을 위한 졸렬한 처신은 마땅히 비난받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을 결정할 때 그 이전에는 치열하게 싸워도 좋지만, 결정되면 사업이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안제시 이외에는 침묵하며 지켜보는 성숙한 자세를 요구한다. 과거 천성산 터널 공사 때의 도룡뇽 보호를 위한 스님 단식으로 인한 수천억원의 손실, 4대강 사업 반대로 인한 손실과 같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절대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정치인, 언론, 시민단체 모두의 각성을 촉구한다. /김효수 前수원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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