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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봄의 향연, 축제를 만나다

 

축제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면서 봄의 상춘(常春)을 알리는 꽃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가 산수유꽃, 벚꽃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축제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여 적정 수익을 남기는 축제는 10%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이다.

이렇게 보면 이천의 경우 ‘도자기축제’는 이미 전국의 축제로, 아니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를 굳혔고, ‘이천쌀문화축제’ 또한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지정되어 전국적인 축제로 공인 받았다.

지난 주에 막을 내린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 역시 많은 상춘객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이천의 현실성을 감안할 때 대단한 문화적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의 전령사,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으로 기억되는 산수유꽃은 노오란 자태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선비의 꽃으로 칭송받듯 마음을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올해로 열 두번째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으니 주관처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필자는‘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와 큰 인연이 있다.

이천예총 초대 사무국장을 맡고 최초 사업으로 1년여 준비해서 4회까지 진행했던 축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감회가 새롭기만 하다.

축제를 너무 생소하게 생각했던 마을주민들과 시청담당공무원, 그리고 의회를 설득해서 예산을 확보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사람들이 이 시골까지 과연 올까’라는 걱정까지 하며 노심초사했지만 첫 회부터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일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간다.

생각해보면 무모하게 출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처럼 열심히 젊음을 불태우며 뛰어다녔던 시기도 없었다. 지난 토요일, 8회를 맞이하는 중부권 최고의 벚꽃축제에 다녀오고자 펜션을 예약하고 내려갔지만 아뿔사 벚꽃축제는 모든 준비가 잘 되어 있었으나 정작 벚꽃은 하나도(?) 피질 않았다.

차량을 유도하는 경찰관도, 행사를 진행하는 요원들도, 무대행사를 진행하는 이벤트 기획자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정작 꽃은 피지 않았고, 더불어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지 않았다. 아직 기간이 남아 있어 꽃은 언젠가 피겠지만 개막일에 피지 않은 꽃을 보니 순간 많은 시간을 준비했을 실무자들이 스쳐간다.

여러날을 머리 맞대며 고민했을 실무자들…. 안타깝기만 하고, 옆에 있다면 위로해주고 싶은 그런 심정이랄까. 꽃이라는 생명체는 자연현상 앞에서 시기적절하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피어나고, 인간은 그 시기를 예측하며 다가가지만 엇박자가 나고 빗나가기 일쑤다.

순간 그 많은 시간과 예산투자가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왕왕 생기기도 한다.

자연이라는 현상과 인간이 함께한다는 것, 자연을 인간의 기준에서 활용한다는 것이 쉬운것 만은 아닌듯하다. 긴 겨울을 이겨내며 만끽하는 봄의 향연에 자연을 함께 나누는 축제를 찾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김선우 이천미술협회장

▲ 성공회대 문화대학원(문화예술경영) ▲ 한국미협 이천지부장 ▲ 한국미협 국제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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