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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출중한 선배들 나오신다길래 출연 결심했죠

21일 개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박하선
섬세한 감정 연기 어려워 배종옥 선배 조언 큰 힘
카리스마 있으면서 연약한 심은하가 롤 모델

 

“심근경색에 걸리셨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연기했어요. 제가 스무 살 무렵이었는데 당시에는 꽤 심각한 상황이었죠.”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 출연한 박하선(24)의 말이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엄마를 떠나보내야 하는 딸 연수 역을 맡았다.

영화는 말기 암에 걸린 어머니 인희(배종옥)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족 드라마다. 손수건과 휴지 없이 극장에 갔다가는 당혹하기 일쑤인 눈물샘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스릴러 등 센 영화들이 많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과연 이런 작품이 흥행이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워낙 연기가 출중하신 선배님들이 출연하신다고 해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했습니다.”

고민 없이 선택했지만 촬영 현장은 고민의 연속이었다. 감정을 적당히 누르면서 슬픔을 표현하기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게다가 유부남과의 연정을 불태우는 금지된 사랑의 주인공을 연기하기에도 경험이 부족했다.

“어머니가 아프다고 아버지에게 통보받는 장면과 유부남인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하는 장면이 제일 힘들었어요. 감정표현을 어떻게 세밀히 그려내야 할지 감이 안 와 여러 번 찍었습니다.”

NG가 나고 감정을 잡지 못해 힘겨워할 때마다 선배인 배종옥이 큰 힘이 돼 주었다고 한다.

“NG 낼 때마다 힘이 돼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눈물이 날 때, 손을 꼭 잡아주시고 안아주셨어요.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아마 못했을 것 같아요.”

고3 때인 2005년 SBS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에서 단역으로 출발한 그는 ‘경성스캔들’ ‘왕과나’ ‘강적들’ 등을 거쳤다. 오디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연말 시상식이 보기가 두려웠다. 한때는 영화도 드라마도 보지 않았다“는 박하선. 그렇게 침체기에 빠져 있을 때 그는 첫 주연작인 독립영화 ‘영도다리’(전수일 감독)와 그에게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안겨준 드라마 ‘동이’를 만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10대의 상실감과 꿈을 그린 ‘영도다리’에서 박하선은 미혼모 여고생 인화를 연기했다. 내면은 들끓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10대의 격랑을 표현한 박하선은 평단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단 열매를 맺기까지는 고초가 컸다.

“감독님이 매우 섬세하세요. 한 번에 10가지 이상의 표정을 주문하셨어요. 머리가 복잡해서 연기가 잘 안 될 정도였죠. 눈물이 나오지 않아 고생한 기억도 있어요. 프랑스 로케이션에서는 거의 저 혼자였는데, 촬영장에 눈이 제 키만큼이나 쌓여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냥 저기에 파묻혀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도다리’라는 어둡고 힘겨운 터널을 통과한 그는 ‘동이’의 인현왕후 역할로 이번에는 대중에게 다가가는데 성공했다.

비운의 여주인공과 고교생으로, 사극에 주로 출연한 박하선은 나이에 걸맞은 밝고 화사한 역을 맡아 보고 싶다고 했다.

롤모델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예전에는 생각을 좀 했는데, 롤 모델을 생각하면 부럽기만 하다. 그렇게 되기 어려우니까, 그저 지금은 나 찾기도 바쁘다“고 했다. 하지만, 한참있다가 ”심은하 선배님 같은 연기자로 남으면 좋을 것 같다. 심 선배님은 카리스마가 있으면서 연약하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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