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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5차례 오디션끝에 역할 따냈죠"

유하준, 살 빼고 머리 자르고 오디션마다 새모습 보여
개성만점 배우들과 작업 내게는 큰 행운

 

“아직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기다림에 목이 마르죠. 하지만, 작년보다는 기회의 문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아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적과의 동침’에서 인민군 소대장 역으로 나오는 유하준은 올해 32세로 9년차 배우지만 인지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최근 만난 그는 올해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가 출연한 ‘적과의 동침’과 옴니버스 인권 영화 ‘시선너머’가 오는 27일과 28일 잇따라 개봉된다. 특히 ‘적과의 동침’에서는 제법 비중이 큰 역할이다.

인민군 소대장인 그는 석정리 마을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대하면서 정치장교인 주인공 정웅(김주혁)과 갈등을 일으킨다. 이 역할을 맡으려고 그는 오디션을 5차례 했다.

박건용 감독을 처음 만나고 나서부터 독기를 보여주려고 살을 빼기 시작했고 3번째 만남에서는 아예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갔다.

“당시 동영상을 찾아보니 군인이나 일반인들이나 피골이 상접한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하루 한 끼 먹고 계속 운동만 해서 한 달 만에 7㎏을 뺐어요. 시간이 더 있었으면 좀 더 뺐을 텐데요.”

북한 사투리를 익히는 게 힘들었다면서도 ‘적과의 동침’을 하면서 배운 게 많았다고 했다.

“김주혁 선배나 정려원 씨, 유해진 선배 같은 개성 있는 연기자들을 한 곳에서 보고 같이 연기했다는 게 큰 행운이었죠.”

영화 후반에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마을 사람들을 다 제거해야 한다고 핏발을 세우다가 태도를 바꾸는 대목은 다소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그는 “삭제된 부분이 좀 있다”면서 “아쉽다고 안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에 막사에서 김주혁 선배와 제가 길게 얘기하는 게 있었어요. 소대장의 아픔을 정웅이 건드려서 확 무너지는 거죠. (완성본에서는) 좀 짧게 보여주지 않았나 싶네요.”

유하준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 ‘햄릿’을 본 것을 계기로 배우가 됐다고 했다.

“바로 앞에서 배우들이 열연하는데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었어요. 어린 나이에 굉장한 충격이었죠. 그래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여기까지 왔네요.”

2003년 영화 ‘써클’에서 수사관 역으로 데뷔한 이후 ‘하류인생’, ‘중천’, ‘비스티 보이즈’ 같은 영화와 드라마 ‘어느 멋진 날’, ‘그저 바라보다가’ 등의 작품을 했지만 출연작이 그리 많지는 않다.

배역을 기다린 시간이 많았던 탓인지 배우로서 행복할 때는 “현장에 있을 때”라고 말했다.

“24시간 촬영을 하고 밤을 새워서 힘이 들어도 그 안(현장)에 있는 것과 일을 못해서 집에 있을 때와는 기분이 하늘과 땅 차이죠.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는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고통스러웠다면서 “작년부터 나한테는 없는 건 줄 알았던 행운이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항상 기대만 가득차 있었고 기회를 갖지 못하면 실망감이 컸는데 이젠 그 역이 제 것이라면 제가 노력하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배우로서 전기를 맞은 그는 어떤 욕심을 품고 있을까.

“각각의 작품에서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분들은 한국영화에서는 (분명한) 캐릭터가 있어야 찾는 사람이 많고 하시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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