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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화성돌기’서 확인된 정조의 DNA인자

 

4월의 마지막 날은 잔인했다. 수원지역의 4월 강수로는 최고를 기록했으니 말이다. 새벽 3시 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내린 비는 136.0㎜. 수원지역의 경우 4월 강수로는 최고 기록이다. 종전에는 1980년에 기록된 120㎜가 고작이었다. 비가 내린다기 보다는 쏟아 붇는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다.

이날 오전 9시 본보는 화성행궁에서 시작해 화성을 한바퀴 도는 ‘제7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화성돌기’ 행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비였다. 새벽부터 시작된 폭우는 천지를 개벽이라도 하듯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채 무섭게 몰아쳤다. 행사를 준비해온 본보 직원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수원시민들 조차도 ‘이게 왠 날벼락’ 이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행사를 마음대로 연기할 수도 그렇다고 강행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강한 빗줄기는 처음이었다. 새벽5시 직원들이 화성행궁 광장으로 몰려들었다. 비를 피할 천막을 치기 시작했다. 번개를 조명삼아 빗줄기 속에서 화성행궁 광장에는 50동의 천막이 설치됐다. 이렇게 약속된 오전 9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행사를 준비해온 직원들은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그 넓은 화성행궁 광장이 수원시민들로 꽉 차 버린것이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지만 수원시민들의 발걸음은 가볍게만 느껴졌다.

행사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놀랍다. 수원시민들의 자랑이다. 수원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준비한 우비와 행운권을 나눠주고 파악된 참가자는 무려 1만8천여명이었다. 행사참여 등록인원이 2만2천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참가율이었다. 개회식이 있기전 또 한차례의 폭우가 화성행궁을 강타했지만 1만8천여명의 수원시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화성돌기 행사는 수원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아주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날 기상은 하루종일 엉망진창이었다. 30일 새벽부터 전국에 강풍이 불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항공기와 선박 운항에 커다란 차질을 빚었다. 또 낙뢰와 폭우로 인한 화재, 침수, 정전, 교통사고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정조시대를 꽃피워던 수원 화성이 수원시에 의해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수원시민들의 열의가 더해져 성공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화성 르네상스 정책 T/F팀을 가동하고 있다. 팔달문 주변을 비롯한 수원 화성 인근지역은 구도심으로 전락했고 일부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주택 개·보수가 제한돼 주민불편이 심화되는 상황으로 세계유산 수원화성을 매개로 구도심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고 있다.

지속적인 문화재 복원과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있음에도 관광 활성화와 지역주민 소득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화성을 찾는 방문객에게 관광인프라시설 즉, 유스호스텔과 영빈관, 그리고 팔달구청사를 짓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수원화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으뜸명소 8곳중의 하나로 선정된 것은 큰 성과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월 16일 ‘역사문화’와 ‘자연생태’ ‘문화콘텐츠’ 등을 감안해 수원 화성을 아름다운 성벽과 동서양의 군사 시설이 어우러진 조선 정조시대 건축물로 인정했다. 화성 관광의 새장이 열린 것이다.

염 시장은 신년사에서 “수원시민의 잠재의식에는 조선조 영·정조시대 문예부흥기의 문화예술 감성과 재능이라는 DNA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정조시대 화려한 문예부흥을 다시 꿈꿀 수 있도록 문화재 복원과 옛길 조성 등 화성르네상스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수원시는 복개된 하천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맑은 물이 흐르게 하고,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과 광교산, 칠보산을 잇는 녹색회랑 길을 조성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곳에서 수원시민이 걷는 행사를 다시 한번 선보일 것을 약속한다. /안병현칼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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