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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너무한 것 아닌가!

 

입이 떡 벌어지는 피로연의 메뉴, 으리으리한 하객명단, 신부가 입을 웨딩드레스, 하나같이 우리네 일상과는 동떨어지기 때문에 세기의 결혼식이라고 떠들썩했던 영국 황실 혼인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다.

솔직히 한번 입고 장롱에 넣어둘 웨딩드레스가 왜 그리 비싸야 하는지 아직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귀금속 예물이야 급하면 현금화 할 수 있으니 별개로 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생각을 쪼잔하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왕세손이 결혼 당일 입은 군복사진을 보고 뭔가 찌릿한 감동이 일었다. 신랑이 공군헬기 조종사로 복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설명은 육군군복(陸軍軍服)이라 했다. 신랑이 입은 군복은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3명의 전사자를 낸 영국 육군 아이리시가드 보병연대의 예복(禮服)이란다. 신랑왈 “나의 가슴은 육군에 있다. 아프간에 못간 것이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직접 아프칸 주둔지를 방문해 여기에 대한 보답으로 그 부대에서 명예대령으로 추대됐기 때문이다. 혹시 복무했던 공군이 삐칠 것은 아닌가하는 얄팍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식 표현을 한다면 육군이나 공군, 해군, 모두 국군이 아닌가. 국군을 사랑하는 국민 그리고 국민의 존경 받는 왕세손, 세계에서 몇 남지 않은 입헌군주국(立憲君主國)의 존재 이유를 알 것 같다.

좋은 글이 있으면 어김없이 메일로 보내주는 친구가 보내준 글 ‘어느 군인 아내의 편지’란 글을 소개한다. 원문의 감동을 지우지 않기 위해 좀 길지만 소개한다.

“저는 대한민국 군인 아내입니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남편을 만나 17번의 이사를 다니면서 머릿속에 부귀영화(富貴榮華)란 단어를 오래전에 지웠습니다. 제가 이사를 특별히 많이 다닌 것은 아닙니다. 남편 동기들은 보통 스무 번 넘게 옮겨 다녔습니다. 제 천성이 낙천적이어서 전방의 오지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혼란에 빠졌습니다. 천안함 폭침 후였습니다. 숨진 장병의 부모님들에게 멱살을 잡힌 대령사진을 보고 남편은 우리의 국민을 지키려고 존재하는데 믿어주지도 않는 국민을 왜 지켜야하는지…. 국민에게 멱살을 잡히는 군인, 국민에게 의심받는 군인, 군인과 한동네에 살기 싫어하는 국민…. 서초동 정보사(情報司) 부지를 둘러싼 논란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움켜지고 있던 자존심은 무너졌습니다. 금싸라기 땅을 군인아파트 때문에 썩히고 있으니 군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유해시설(有害施設)로 보기 때문은 아닌지요?”

독자여러분 어떤 기분이 드시는지? ‘그래! 우리가 너무했다’는 생각만 들어도 여러분은 최소한의 애국자이다.

남자는 세상에 태어나서 세 번 운다고 한다. 태어날 때 자연스럽게 울고,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자기 집에 문패를 달 때라고 한다. 통계를 보면 복무 10년 이상 직업군인의 자가 보유율은 31.5%, 나머지는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한다. 집 없는 사람은 오직 두 번 울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질 뿐이다.

내가 아는 군인아파트 평수는 15평에서 18평이다. 그리고 지은지 오래돼 하나같이 우중충 하다. 군이 주변에 있는 것을 싫어하는 국민은 참으로 어리석다. 특전사, 3공수여단, 국군기무사령부, 정보사령부, 하나같이 부대이전 할 때마다 주민들 반발에 곤욕을 치렀다. 우리는 그들에게 목숨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면서….

천안함 사태에 우리 군이 대응한 시간이 늦었다고 일부에서는 나무랐지만 미군들은 한국군 정말 대단하다고 놀랐단다. ‘경상불참즉병약(慶賞不漸則兵弱)’. 잘한 일에 칭찬이 따르지 않으면 사기가 약해진단다. 칭찬은 커녕… 우리 모두 한번 곰곰이 생각할 문제다. /김기한 객원논설위원·前 방송인 예천천문우주센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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