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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아주머니들껜 제가 아이돌 스타”

역경 이겨내는 오뚝이 연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일일극 두편 연달아 출연해 주부들 응원·사랑 듬뿍

 

“이젠 어떤 역할도 자신… 부모님 다 계신 역 맡고파”

■ 막내린 SBS ‘호박꽃 순정’ 이청아

“일일극 두 편에 연달아 출연하고 나니 아주머니들껜 제가 아이돌 스타가 됐어요.(웃음) 시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제 엉덩이부터토닥거리세요.”

탤런트 이청아(27)가 큰 산을 하나 넘었다. 지난 13일 막을 내린 SBS 일일극 ‘호박꽃 순정’의 타이틀 롤인 순정을 맡아 7개월간 달려온 그는 “무척 어려웠지만 끝내고 나니 보람되고 시원하다”며 활짝 웃었다.

순정은 친부모에게 버림받았지만 양부 밑에서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란 캔디형 아가씨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어렵게 재회한 친모 준선(배종옥 분)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의붓엄마가 돼 있는 데다, 끝까지 딸인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한때 극심한 고통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모든 것을 이겨내고 마지막에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선다.

이청아는 “사실 처음에 시놉시스를 봤을 때는 순정이가 처한 상황이 너무 가혹하고 끔찍해서 안 하고 싶었다. 또 학교(한양대) 마지막 학기를 수강해야 하는 문제랑도 겹쳐 출연을 못할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배종옥 선배님이 순정의 엄마 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알고 두말하지 않고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종옥 선배님 때문에 출연했고 선배님 덕분에 정말 많이 배우고 얻었다. 연기가 엉키고 막힐 때는 직접 댁으로 불러 지도도 해주셨다”며 “선배님의 강렬한 에너지가 내게 큰 도움이 됐다. 그래서 긴 작품을 끝냈지만 힘들기보다는 여기서 얻은 에너지를 토대로 얼른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연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호박꽃 순정’은 친딸까지 부정하는 준선의 끝 모를 욕망과 악행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오후 7시대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순정이 이청아도 시청자의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하루는 떡볶이를 사러 갔는데 아주머니가 TV에 나오는 ‘호박꽃 순정’을 푹 빠져서 보시고 계시는 거예요. 기분이 좋아서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요새는 재미없어. 옛날에는 소리 지르고 싸워서 재미있더니만’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재미있다고 했으면 제가 순정이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재미없다고 해서 얼른 사서 나왔어요.(웃음) 막장 드라마라고 비난하는데, 시청자들은 확실히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쉽게 겪을 수 없는 일들을 드라마에서나마 보면서 얘기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도피도 하고 한편으로는 재미도 찾는 것 같아요. 물론 청소년들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지만, 성인들은 드라마의 안 좋은 점들은 알아서 걸러 보시는 것 같아요.”

이청아는 ‘호박꽃 순정’에 앞서 지난해에는 KBS 일일극 ‘다함께 차차차’에 출연하며 주부들의 마음을 얻었다. 홀어머니(심혜진) 밑에서 자란 속 깊은 아가씨 역이었는데, 어린 시절 실종된 줄 알았던 아버지와 20여 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하는 내용이 그려지며 역시 간단치 않은 운명을 소화했다. ‘호박꽃 순정’을 연기하는 데 전작의 경험이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는 “‘다함께 차차차’에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줄 알았기 때문에 그리움이 100이었다면, ‘호박꽃 순정’에서는 친부모에 대한 감정이 그리움에서 출발해 원망을 거쳐 안타까움으로 전환됐다”며 “두 작품 모두 일일극이고 쉽지 않은 캐릭터라 힘들었지만 잇달아 소화하면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데뷔 후 늘 편모, 편부 슬하 아니면 고아 역을 맡았다는 점이다. 영화 ‘늑대의 유혹’, ‘동갑내기 과외하기2’나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등에서 그는 늘 부모의 도움 없이 어렵게 자라난 아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난 이청아는 연극배우 이승철의 딸이다.

“배우 한다고 했을 때 아빠가 무척 반대를 하셨기 때문에 그간 힘들어도 힘들다는 내색을 못했다”는 그는 “그런데 이번에는 순정이 역이 비중도 크고 어려워 아빠께 많이 의지했고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전했다.

“아빠가 모니터도 많이 해주고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도중에 ‘힘들다’고 하소연했더니 ‘힘든 연기를 잘 해내야 배우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나 배우 하지’라고 하셨어요. 이번에 아빠께 많은 칭찬을 받아서 뿌듯해요.”

그는 “그간 이런저런 역을 거치며 이제야 나 자신이 좀 풍성해진 느낌이 든다. 어떤 역할이 와도 이제 해낼 자신이 생겼다”며 “그런데 다음번에는 부모님이 다 계신 역을 좀 맡아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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