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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잡아먹는 악어가 자신이 죽인 사람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사실인 것처럼 믿어지게 된 것은 바로 동물의 생리현상을 빚데 가식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환유한 문학의 힘이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에도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역시 위선적인 거짓 눈물을 가리키는 말이다.
사실 악어는 수시로 눈물을 흘린다. 인간이 하품을 하는 이치라고나 할까. 과학적으로 따져보면 그것은 단지 몸 속의 염분을 배출하기 위한 생리현상에 불과하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안타까운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생계선상에서 고민하던 주부가 세 자녀와 함께 고층아파트에서 투신한 사건, ‘살림 못한다’는 남편의 핀잔에 1세, 3세 영아들을 목 졸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 며느리, 아버지의 학대를 고민하던 초등생이 투신자살한 사건, 그밖에도 어른들의 부주의와 폭력과 무관심에 희생된 아이들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쯤 되면 우리 사회가 빈곤층과 어린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책임한 사회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사건 후 터져 나오는 사회 가계의 반응들은 영락없이 ‘악어의 눈물’을 연상케 한다. 전문가 연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회안전망의 부실을 질타한다. 언론은 너나없이 부모의 무능력과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인식하는 한국 부모들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동정과 연민의 시선도 보낸다.€€
의문스러운 건 악어의 눈물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의 태도다. 주무부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안전망을 가동하지 못한 데다 무관심이라는 직무유기까지 범하고 있다. 평소 사회문제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여오던 노무현 대통령 또한 근래의 안타까운 사건들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을 않고 있다. 새삼 말조심을 결심한 건지, 아니면 ‘악어의 눈물’ 따윈 흘리지 않겠다는 건지….
최준영/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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