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의학칼럼] 소리없는 실명 ‘당뇨망막병증’

자각증상 없어 정기적 안과검진 필수

 

우리나라 당뇨환자가 무려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당뇨 환자수는 2020년 620만명, 2030년 72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 발생율도 그만큼 증가할 것은 당연하다.

눈에서 발생하는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 백내장, 녹내장, 시신경병증, 마비사시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함께 당뇨병의 3대 미세혈관 합병증으로 꼽히며, 현재 우리나라 25세 이상 성인 실명 1위의 원인질환이다.

당뇨병은 체내 인슐린의 절대량이 부족하거나 그 작용에 대한 저항이 생겨 혈당치가 높아진 상태가 장기간 지속됨으로써 여러 가지 대사이상과 만성합병증을 초래하게 되는 질환이다. 같은 맥락에서 고혈당 탓에 망막의 모세혈관에 변화가 생겨 망막 출혈, 황반부종 등의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시력저하 및 실명의 대표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질환이 당뇨망막병증이다.

망막은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가 가장 왕성해 단위 조직 당 산소요구량이 가장 큰 조직임과 동시에 혈액순환상태에 매우 민감하다. 이 때문에 망막은 당뇨병 같은 전신질환의 경우 전신의 미세혈관 순환장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또 망막은 사람의 시력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힘든 조직이기도 하다.

‘당뇨병 자체보다는 그로 인한 합병증이 더욱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신경이나 신장, 망막과 전신의 크고 작은 혈관들을 침범해 만성 합병증을 일으키는데,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고 일단 질환이 발생돼 진행되면 원상회복이 힘든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가장 큰 문제는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돼 시력 장애를 느끼게 될 때 비로소 알게 된다.

때로 아무런 자각증상 없이 망막병증이 오는 경우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많은 질병들이 그러하지만 큰 증상을 보이지 않는 망막병증의 경우 정기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제1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진단 5년 이내,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당뇨병의 진단과 동시에 안과에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당뇨 환자는 당뇨망막병증의 임상 소견이 없더라도 적어도 6개월에 한번 안과에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가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 전이나 임신 후 처음 3개월 이내 안과에서 전문 진료를 받고 평소에 혈당 조절과 고혈압 및 고지혈증 치료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이 생기면 정상 시력을 되찾는데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로 더 이상 병증이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초기에는 약물 복용으로 혈액순환을 돕는 치료를 하지만 매우 제한적이다.

일반적으로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을 받을 경우 신생 혈관이 발생하거나 출혈 등 이상소견이 보이는 상태이므로 약물 복용과 함께 레이저 치료를 겸하게 된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방치하면 실명하거나 녹내장 등 더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성이 있어 레이저 치료를 통해 예방하는 경우가 많다. 광응고 레이저 치료의 경우 망막 신생 혈관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망막 내 출혈을 방지하기 위한 시술로, 병의 진행을 억제해 실명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조기 예방책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약물 복용이나 레이저 치료 또한 완벽한 치료법이 아니므로 적절한 혈당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요컨대, 당뇨병에 걸릴 경우 실명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격한 당뇨, 혈압 조절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즉시 안과 검사 ▲당뇨망막병증의 단계에 따라 적절한 시기의 정기검진 ▲위험한 시기가 되면 레이저 치료 ▲위험한 시기를 넘기면 혈관성장인자항체 안구 내 주사요법 및 수술적 치료 등을 제때 시행하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당뇨망막병증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진과 철저한 영양관리로 사전에 예방해 건강한 눈을 유지하도록 하자.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