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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의 소금 고장이던 남양 사람들은 ‘어염식수’란 말로 남양을 자랑했다. 어염식수란 우리말사전에도 없는 낱말인데 뜻인즉 풍부한 물고기와 맛좋은 소금, 깨끗한 식수를 말한다. 옛 남양은 지명(地名)에서 알 수 있듯이 남쪽의 태양이라고 할 만큼 유명했다. 신라 경덕왕 9년(757)에 당원군으로 시작해서 조선 효종 4년(1653)에 남양 도호부가 되고, 고종 32년(1895)때 남양군이 되었으나 일제하의 1914년에 수원군 음덕면, 정부 수립 후인 1949년엔 화성군 남양면으로 바뀌었다. 지명 변천으로 보면 남양은 한껏 상승했다가 끝없이 하강한 셈이지만 옛 남양은 경기 서남단에 위치한 해안 도시인데다 대 중국 무역기지로 성가(聲 )가 꽤나 높았다. 그런데 이 고장 산물 가운데 유명한 것이 소금이었다. 우리나라에 천일염 제염법이 들어온 것은 일제 때 일이고, 그전에는 토기에 바닷물을 넣어 끓여서 소금을 생산하는 원시적 토기제염법이 전부였다.
오늘날의 남양지방은 개발바람 덕분에 그 많던 염전이 거의 없어졌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로(古老)를 포함해서 중장년들까지도 한담을 하는 자리에서 염전의 추억담을 곧잘 즐긴다. 우리 속담에 “소금으로 열두가지 반찬을 만든다.” 라고 할 만큼 소금은 신비의 조미료다. 소금을 귀하게 여기기는 서양도 마찬가지다. 크리스트교에서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소금의 계약’이라고 한다. 문호 섹스피어는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에서 남성의 정액을 ‘청춘의 소금’이라고 하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도 소금이 등장한다. 예수의 제자들이 모두 예수 곁에 모여 있는데 배반자 유다 앞에는 뒤집힌 소금 그릇이 놓여있다.
이는 이미 인간의 가치를 포기한 유다를 악으로 간주하고, 악령을 물리친다는 뜻이다. ‘어염식수’ 시절의 남양이 그리울 뿐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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