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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부패의 싹이 나라를 망친다

 

우리가 전쟁과 빈곤에 허덕이고 있을 때, 필리핀은 아시아 선진국이었다. 풍부한 광물과 천연 및 해양자원에 비옥한 토지 등 천혜의 혜택은 미국의 원조를 만나면서 제조업 성장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최소한 1970년대 이전까지는 아시아 경제를 이끄는 경제 선도국이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창설을 주도한 국가였다.

이제는 아시아 빈국 중 하나로 전락, 반세기 만의 롤러코스트다. 국민들은 일본이나 한국 대만 등지에 흩어져 단순막노동을 하거나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이들이 송금하는 돈이 필리핀 전체 GDP의 10%를 넘을 정도라고 한다. 종교·인종적 갈등과 반군 활동으로 인한 끊임없는 유혈사태는 물론, 정부의 통제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 나가던 필리핀을 누가 망가뜨렸을까. 그 안에는 장기독재와 실패한 경제정책, 부정부패로 점철된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부인 이멜다가 있었다는 사실을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만달러를 넘나들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한민국 호’를 파멸로 이끌 수 있는 무서운 독소가 사회 곳곳에서 싹트고 만개해 있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게 부정부패, 비리다.

얼마 전, 국토해양부 직원들이 목요일과 금요일에 연찬회를 열고 업체들로부터 향응을 받았다가 총리실에 적발된 데 이어, 환경부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드러나 내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사회문제로 급부상했던 일부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원인도 결국, 유착과 부패라는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토록 불가하다던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대통령의 한마디에 가능해지고, 복지부에 대한 약사회의 깊은 신뢰를 담은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공직사회 전반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따갑다.

다음 달부터는 아예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을 중심으로 구성된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과 각 부처 감사관 등을 통해 대대적인 감찰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죽했으면 대통령까지 나서 “국민은 이제 한계에 왔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하였다.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정, 부패, 비리. 망국(亡國)의 지름길을 안내하는 세 단어다. 5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필리핀이나 브라질 등의 국가들이 반면교사다. 앞으로 다가올 50년 후,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GNI) 10만달러를 넘어서는 초 일류국가가 돼 있을까. 아니면 그만그만한, 존재감 없는 작은 나라 수준에 머물러 있을까. /황세현 공단소방서 도림119안전센터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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