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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비호감 ‘손자’ 안방극장 도장 ‘꾸욱’

해괴망측 ‘복근 빨래신’ 덕에 검색어 1위
초반 연기 못해서 ‘캐릭터 비호감’ 아쉬움
이젠 연기에 인생 걸어도 좋다는 확신 들어

 

■ SBS ‘신기생뎐’서 연기 첫발 전지후

“제 이름은 몰라도 사람들이 저를 ‘노란 머리’, ‘반반 머리’, ‘복근 빨래’ 등으로 지칭하며 기억해주세요. 노이즈 마케팅하고 비슷한 것도 같고, 아무튼 그 두 가지 설정으로 극중 캐릭터가 확실히 부각됐고 더불어 저도 얼굴을 알리게 됐으니 기쁩니다. ‘복근 빨래신’ 때는 제 사진으로 인터넷이 도배가 됐고 검색어 1위도 차지했으니 영광이죠.(웃음)”

마주앉은 선한 인상의 청년은 이렇게 말하며 착하게 미소지었다.

전지후. 본명은 ‘전현빈’이지만 동명의 탤런트가 있어 어릴 적 집안에서 부르던 이름인 ‘지후’를 예명으로 삼았다. 올해 스물여섯인 이 청년 역시 임수향, 성훈과 함께 SBS 주말극 ‘신기생뎐’으로 인생이 바뀌어버린 샛별이다.

지난 1일 을지로에서 만난 그는 “‘신기생뎐’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며 “이젠 학교를 그만둬도 후회가 없을 정도로 연기가 재미있고 앞으로 내 인생을 걸어도 좋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건국대 토목공학과 3학년 휴학 중인 그는 2005년 8월 군에서 제대하면서 연기자의 꿈을 살포시 꾸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수의사를 꿈꿨지만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가면서 토목공학과를 갔는데 적성에 안 맞았어요. 그래서 군대를 일찍 다녀왔는데 제대 무렵 우연히 육군 홍보영상에 출연하게 됐어요. 거기에 출연하면 휴가 보내준다고 해서 출연했는데 말도 안되는 연기지만 그래도 주연배우로서 연기라는 것을 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제대 후 ‘한번 해볼까?’ 싶었고 학교를 다니면서 틈틈이 기획사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고 두 편의 드라마 오디션에서 낙방한 뒤 세 번째로 응시한 ‘신기생뎐’에서 합격의 행운을 거머쥐었다.

“사실 ‘연기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신기생뎐’에 합격하고 6개월간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저 같은 생각으로 연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손자’는 금강산(이동준 분)이 혼외정사로 낳은 아들로, 성인이 될 때까지 아버지의 존재를 모른 채 상처를 안고 자라난 인물이다.

시놉시스 상에는 ‘지화자(이숙)와 친하게 지냈던 동생의 아들’이라는 짧은 한줄 설명으로 끝난 캐릭터지만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어 한동안 극의 긴장감을 책임졌고 최근에는 누나처럼 따르던 두 살 연상의 단공주(백옥담)와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하는 이야기로 관심을 모았다.

“6개월간 연습을 했다고 하지만 방송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니 어유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어요. 제 연기에 대한 스스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본방송 전에 편집실을 찾아가 녹화분을 미리 보기도 했어요.(웃음) 여전히 너무나 창피하고 너무 못하지만 이제는 좀 덜 떨기 시작한 거는 같아요. 아무래도 50부작을 했으니까요. 처음에는 카메라 불이 어디서 들어오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경직됐는데 지금은 카메라 공포증은 극복했습니다.”

그는 일본 인기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를 닮은 훈훈한 외모로 인기를 얻고 있다. 동그랗고 맑은 눈과 귀여운 마스크는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게 한다. 스물여섯인 그가 스무살의 손자를 연기하는 데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가 극중 누님으로 모시는 임수향, 한혜린, 백옥담이 모두 현실에서는 그보다 연하다.

“사실 손자 캐릭터를 제대로 못 살린 것 같아요. 스무살 특유의 철없으면서도 용감한 듯한 모습을 그려내지 못했어요. 그냥 스물여섯의 제 모습처럼 연기한 것 같아요. 물론 대본에는 ‘외로이 자라 진중하고 어른스러운 캐릭터’라고 설명이 돼 있었지만 그래도 전 좀 지나쳤어요. 톡톡 튀는 발랄한 모습을 보여 드렸어야 했는데 아쉽죠.”

그는 손자 캐릭터에 대해 “사실 대본을 보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며 “손자 캐릭터가 처음에 비호감이었던 것은 내가 연기를 잘 못했기 때문이다”며 속상해했다.

“드라마가 이제 5회밖에 안 남았다는 게 너무 아쉽고 연장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연기를 해도 그게 연기라는 생각이 안 들게 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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