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현칼럼] 서민경제가 관건이다
[안병현칼럼] 서민경제가 관건이다
  • 경기신문
  • 승인 2011.07.0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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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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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병현 논설시장
얼마전 거대 재벌그룹 삼성이 내수시장 진작을 위해 1천억원을 풀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시행계획도 제시됐다. 그룹 임직원 20여만명에게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을 가도록 권장하기 위해 관광, 레저, 외식 등에 사용할 수 있는 20만원 상당의 국민관광상품권을 지급한다. 농어촌 마을과 자매결연한 관계사를 통해 지역 특산물을 구입해 양로원이나 고아원에 기부한다. 추석 전에는 1명당 20만원씩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나눠줘 제수품을 재래시장에서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삼성의 연매출이 259조원대 인점을 감안하면 1천억원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지만 지방경제와 골목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시점에서 삼성의 조치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추석 명절이 끼여 있는 9월까지 3개월간 적어도 1천억원이 내수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내수시장 규모로 볼 때 1천억원이라는 돈의 액수는 미미하기 짝이 없지만 침체돼 있는 지방 경기를 감안하면 삼성의 선택은 나름 의미를 둘 수 있다.

소비자물가가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에는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몰고 오는 공공요금 인상을 앞둔데다 당장 오는 7일부터 휘발유·경유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서민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전세값 폭등과 아파트 등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기간이 지속되면서 대출로 집을 사고 이자를 부담해 오던 서민들의 가계에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민생활의 뇌관은 가계부채에 있다. 8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빚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부채 상환능력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득은 줄고 부동산경기가 장기 침체를 겪으면서 가계 부실의 위험이 커진 것이다. 특히 가계부채의 대부분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여서 집값 추가 하락과 금리 상승이 맞물리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비유돼 왔다.

정부가 30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의 큰 방향은 ‘친서민’이다.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의 그늘은 더 짙어졌다. 견조한 성장세가 수출 대기업에 편중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커지고 이에 따른 부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깜짝 성장률에도 서민층의 체감경기가 ‘한겨울’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다.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먼저 물가를 안정시킨 다음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은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올리는 시기도 분산한다고 한다. 시내버스, 지하철, 상하수도 등 지방공공요금에 대해선 3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치 이내로 인상폭을 묶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서민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은 일자리 창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취업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규제 완화와 육성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한나라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7명의 후보자들은 서민경제를 보듬을 만한 이렇다할 정책대안 없이 정치 담론만이 무성할 뿐이다. 6.2 지방선거 1주년을 맞아 단체장들은 자신의 정치적 성과물들을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인상이 짙다. 일자리 창출 따윗 같은 서민경제 활성화 대책은 겉치레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권 꿈에 젖어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책추진 보다는 대권행보와 관련한 발언에 치중하는 느낌이다. 오죽했으면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가 지난 27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향해 대권행보에만 매달리지 말고 균형있는 도정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겠는가.

서민들의 생활은 무너져 가고 있다. 물가가 인상되는 만큼 급료인상이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다. 문을 닫는 상점이 늘고 있고 아직까지도 파지 줍는 노인들이 이른 새벽 상점가를 배회하고 있다. 조손가정 어린이들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그러나 도로에는 외제차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정부나 대기업 모두 국가의 근간인 서민경제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안병현 논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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