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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극장 미니 사극 잇단 제작 왜?

SBS ‘무사 백동수’ 4일 첫 스타트
KBS2 ‘공주의 남자’ MBC ‘계백’
스타일리쉬 미니사극 줄줄이 대기

 

■ 색다른 스타일·재미, 대박 꿈 키운다

안방극장에 한동안 뜸했던 사극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최근 몇년간 광고계 불황과 맞물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모두 웬만해서는 사극에 선뜻 손을 대기 어려웠던 시간이 있었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2009년 MBC ‘선덕여왕’의 대히트에 이어 지난해 KBS ‘추노’가 이른바 미니시리즈 사극, 스타일리시한 사극의 성공 신화를 쓰면서 사극 제작 붐이 다시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덕분에 한동안 KBS 1TV 사극이나 MBC 대하사극 외에는 보기 어려웠던 TV 사극이 올해 만개할 태세다.

이미 MBC TV ‘짝패’가 32부 평균시청률 15.5%로 지난 5월 막을 내렸고 KBS 1TV 대하사극은 ‘근초고왕’에서 ‘광개토태왕’으로 지난달 주자가 바꿨다.

여기에 지난 4일에는 SBS TV ‘무사 백동수’가 첫선을 보였고 20일에는 KBS 2TV ‘공주의 남자’가, 25일에는 MBC TV ‘계백’이 시작한다. 또 오는 9월에는 SBS TV ‘뿌리깊은 나무’도 명함을 내민다. 이 중 ‘광개토태왕’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니시리즈 사극이다.

전통적으로 1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방송되온 연속극 형식의 사극에도 변화가 가해진 것이다.

◆현대극 소재 고갈 = ‘추노’의 성공은 기존 정통사극의 성공과는 다른 의미에서 방송가의 주목을 받았다.

24부작의 단촐(?)한 구성에, 이야기는 퓨전이 아니었음에도 영상에는 현대적인 스타일을 가미해 전체적으로 세련미를 과시했다.

여기에 기존 궁중, 혹은 영웅 중심의 사극에서 벗어나 밑바닥 천민의 인생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사극 소재의 지평도 확대했다.

SBS 드라마국 조남국 CP는 “최근의 사극 바람은 현대극의 소재가 고갈된 것에서 기인하는 면이 크다”며 “한동안 로맨틱 코미디가 잇달아 선보였지만 이렇다할 ‘대박’이 없었던 것에 대한 반작용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 CP는 “현대극은 대부분의 소재를 다뤘다면 사극은 아직 다루지 않은 부분이 많다”라며 “역사라는 것이 사관이나 시대에 따라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해석하는 데도 다양성을 기할 수 있고 사서에 한줄 기록으로 남아있는 인물의 경우는 상상력을 가미해 창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새로운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무사 백동수’는 조선 후기 이덕무·박제가와 함께 무예 교범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완성한 협객 백동수의 이야기이며, ‘공주의 남자’는 계유정난(癸酉靖難, 조선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좌의정 김종서 등을 살해한 사건)을 배경으로 수양대군의 딸과 김종서의 아들이 ‘로미오와 줄리엣’식 사랑을 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등 일반에게 생소한 인물을 조명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창작된 스토리로 승부를 거는 작품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사건을 그리며 세종대왕과 그 시대를 새롭게 해석한다. 이 과정에서 노비 출신 관원 강채윤이 활약한다.

‘무사 백동수’ 역시 배경이 되는 시대를 재해석해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무사 백동수’의 권순규 작가는 “사도세자는 흔히 광인이나 폭군으로 묘사돼 왔는데 사실은 상당히 성군이었다는 게 원작의 시각이며 드라마도 바로 그 시점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계백’도 계백 장군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백제 의자왕을 방탕하고 무능한 군주가 아닌, 개혁과 혁신을 추구했으나 좌절한 군주로 그릴 예정이다.

◆한번 불 붙으면 쉽게 식지 않는다 = 사극의 매력 중 하나는 일단 한번 불이 붙으면 쉽게 식지 않는 데 있다.

TNmS가 지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 11년간 드라마 시청률 톱10 중 최고는 MBC ‘대장금’의 41.6%였다.

또 MBC ‘주몽’이 41%로 3위, KBS ‘태조왕건’이 37.3%로 6위, MBC ‘선덕여왕’이 35.4%로 8위를 차지하는 등 10위 안에 네 작품이 올랐다. 이중 ‘대장금’과 ‘주몽’, ‘태조왕건’은 나란히 1년 넘게 방영됐고, ‘선덕여왕’은 7개월간 방송됐다.

KBS 드라마국 정해룡 CP는 “사극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오래도록 충성도 높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제작비도 많이 들지만 그만큼 일단 불이 붙으면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매력적인 장르다”고 전했다.

실제로 MBC는 2009년 ‘선덕여왕’으로 먹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덕여왕’의 덕을 톡톡히 봤다. 오랜 기간 광고가 완판되면서 그로 인한 수입과 부대 효과가 어마어마했다.

◆방송사 이미지 제고 = ‘대장금’과 ‘주몽’이 국경을 넘어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중동, 아프리카 지역까지 사로잡았다는 소식은 요즘도 끊이지 않고 들리고 있다. 잘 만든 사극 한편의 효용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현대극도 성공할 경우 방송사 이미지를 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사극의 성공은 현대극의 성공보다 좀더 묵직하고 진중한 효과를 내는 측면이 있다.

특히 남녀노소를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타깃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현대극보다는 파급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현대극에 비해 협찬이나 간접광고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데다 제작비는 2~3배 이상 드는 데도 방송사로서는 사극 제작을 포기할 수 없다.

SBS 조남국 CP는 “사실 아주 시청률이 높지 않은 한 사극으로 돈 벌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기업들이 제품을 직접적으로 홍보할 수 없음에도 이미지를 위해 사극에 협찬을 하듯 방송사도 스테이션 이미지를 고려해 사극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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