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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평 청심국제병원이 주는 교훈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청심국제병원이 지난 5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0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2위는 삼성서울병원이었다. 청심국제병원은 서울이 아닌 인구 5천 명이 살고 있는 면단위에 소재한 데다 종합병원이 아닌 준종합병원이면서도 외국인 유치에서 일부 유명 종합병원을 능가했다.

병원은 청평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다. 청심국제병원이 유명세를 탄 것은 일본 임산부들의 원정 출산 때문이다. 병원 마케팅팀은 10년 전부터 일본에서 출산율 저하로 산부인과 폐업이 늘고 병원 선택의 기회가 줄고 있다는 데 착안해 일본 임산부들을 끌어들일 방법을 연구했다. 일본 여성이 일본에서 출산할 경우 4박5일 기준 병원비가 평균 55만엔(730만원)이 드는 데 반해 한국에서 출산시 일본보다 3배인 보름 동안 입원하면서 산후 조리까지 가능한 330만원짜리 상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3년 7월 개원 이후 일본여성의 원정출산 건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해까지 1천500건이 넘었다. 일본 임산부 원정출산 상품이 성공을 거두면서 병원 측은 러시아·몽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2006년 1만3천 명이었던 해외 환자 수는 2010년 3만3천 명으로 급증했다.

청심국제병원의 경쟁력은 철저한 외국인 환자 중심의 마인드다. 대부분 병원들은 방사선과를 지하에 두지만 이 병원은 청평호가 보이는 가장 전망 좋은 위치에 배치했다. 환자들이 검사를 받으면서부터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 일본인 원정출산의 경우, 일본어로 된 출생증명서를 발급해주고 일본대사관을 찾아가 신생아 여권을 만들어주는 등 산모를 최대한 배려한다.

‘2010년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평가’에서 서울대·부산대·전남대병원 등 대형 병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경북 안동병원 응급센터는 7명의 전문의가 상주하면서 환자가 오는 대로 즉시 진료에 나선다. 상당수 응급센터에서는 인턴이나 레지던트 등이 처음 환자를 보고 이후에 교수급 의료진의 판단을 기다리느라 진료가 지체되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안동병원에서는 치료방침 결정이 신속히 이뤄진다. 안동병원 전체 의료진은 매일 아침 8시 30분 병원 로비에 도열해 환자를 맞이한다. 병원을 믿고 찾아줘서 감사하다는 의미에서다. 또 퇴원한 환자들에게는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입원 기간 중 불편한 점이 없었는지를 조사한다. 청심국제병원이나 안동병원의 경우 진정한 의료서비스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제는 병원도 영리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할 줄 아는 전향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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